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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보다 무엇이 더 아름다우랴? /김동길





2015/10/31(토) -희생보다 무엇이 더 아름다우랴?- (2740)

일본의 명산(名山)이 100은 더 된답니다. 그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산이 가미고지(上高地)라는데 3월에서 11월까지만 관광객‧등산객을 받는데 년 간 130만이 다녀간다고 들었습니다. 가미고지는 3,000 미터가 넘는 산이라 등산이 쉽지는 않고, 조난 사고도 가끔 생긴다고 합니다.

일본 동경대학 의과대학의 학생 몇이 의료진을 구성하여 해마다 산에 진료소를 마련하여 등산 중에 건강에 이상이 생긴 등산객을 돌보아 준다고 하는데, 멤버는 바뀌지만 그 전통은 이어져 이미 수십 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답니다. 아무런 보수도 받지 않고 다만 희생과 봉사의 정신으로! 이 젊은 의학도들 덕분에 목숨을 건진 사람들도 여럿 있다니 그들에게는 생명의 은인이 아닙니까?

우리가 슈바이처를 우러러보는 까닭은 그가 아프리카의 가난한 동포들을 찾아가 마치 백인들의 죄악을 대속이나 하듯 자기희생을 서슴지 않았기 때문이랍니다. ‘예수전(傳)’ 연구의 권위자였던 그는 유럽의 어느 신학교에서라도 교수가 되어 편하게 살 수 있었지만 그런 기회를 포기하고 아프리카로 갔습니다. 가난한 흑인들을 위하여!

그는 저명한 오르간 연주자로 특히 바흐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음악가의 길을 포기하고 의사가 되기 위해 의과 대학에 갔습니다. 그가 의사가 된 것은 아프리카의 불쌍한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서였지 개인 병원을 차리고 개업을 하거나 의과 대학의 교수가 되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탁월한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었으므로 무슨 일을 해도 성공할 수 있었으리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모든 영광의 길을 다 버리고 아프리카 흑인들의 종이 되어 평생을 보냈습니다. 그는 그렇게 살기 위해 버린 것이 너무 많습니다. 가난한 선교사로 가난한 한 평생을 그는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20세기의 인류 중에 가장 존경 받는 인물이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나는 오늘도 슈바이처 앞에 고개를 숙입니다. 그런 사람이 나만은 아닐 겁니다. 그리고 희생이 사랑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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