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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안아주라 /Peter Han




 
 
지금 안아주라 
 
 졸업 후 앞만 보며 성공을 향해 달려가던 강 기자는 어느 날 갑작스럽게 아내가 세상을 떠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아내가 떠나고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아내의 빈자리를 채우는 일에 정진했다. 빈자리란 어린 아들을 직접 키우는 일이었다. 주변에서는 아이를 위해 그렇게까지 희생할 필요가 있느냐며 조언했지만 사회적 성공은 더 이상 그에겐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다만 아내를 떠나보낸 후 그에게 가장 원망스러웠던 일은 아내를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사랑한다 말해주지 못한 자신이었다. 그는 아내를 보낸 후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가치관이 달라져있었다. 이젠 남은 아들 에게는 그런 후회를 하고 싶지 않기에 망설임 없이 사표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기자였던 본인의 장점을 살려 논술강사를 하며 하면 티도 안 나지만 안하면 티가 난다는 집안 살림과 아이를 키우며 작은 일상에 행복해 한다. 사람마다 슬픔을 벗어나는 방법이 다르듯 그는 아픈 상처와 분노를 글쓰기와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하나씩 정리하면서 이제는 자신과 유사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정도까지 어느 정도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방송을 통해 그의 사연이 소개되고 최근에는 <지금 꼭 안아 줄 것>이라는 책까지 출판한 후 예의치 않게 유명인사가 되면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그 때마다 들려주는 다음 세 이야기는 항상 똑같다. 죽음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 것, 죽음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벌어지는 일이라는 것, 그러니 지금 사랑하는 사람을 꼭 안아주라는 세 가지였다. 유명한 철학자 아내들은 악처였다는 말처럼 아내 죽음은 그로 하여금 심리학에 관심을 갖게 했고 이미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라 할 수 있는 죽음에 대한 특별한 경험들은 철학자가 되고도 남게 만들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강물이 하염없이 바다를 향해 흘러가듯 인간도 태어나자마자 죽음이라는 정점을 향해 나아간다. 더 정직하게 말해서 죽음이란 삶의 마지막 형태라 할 수 있는 것은 한 인생의 모든 것은 죽음을 통해 나타나기에 죽음과 삶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하나라는 애기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죽음을 무시하며 살아가지만 지혜로운 자는 한 평생 죽음을 준비하며 살아간다. 인간의 삶이 죽음을 벗어 날 수 없다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아무런 대비책 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 보다는 마지막 그 날을 당당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웰-다잉에 대한 분명한 의식을 갖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면 살아있을 때는 물론이지만 죽은 이후에도 얼마나 많은 좋은 열매가 있겠는가. ‘그에게 죽음이 다가 온 것이 아니라 그가 죽음을 성취한 것이다‘ 스티븐 잡스 장례식 날 여동생은 추도사에서 오빠를 이렇게 평했다. 스티븐 잡스 본인도 ‘죽게 된다는 생각이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할 때마다 큰 도움이 된다.‘ 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의 기대, 자존심,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 거의 모든 것들이 죽음 앞에서 무의미해지고 정말로 중요한 것만 남기 때문이다. 이런 삶의 자세로 인해 동생은 오빠가 죽음을 성취했다라고 감히 말할 수 있었던 모양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끊임없는 욕망을 가지고 태어나면서 한 평생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가며 안쓰러울 정도로 욕망을 표출해 보지만 죽음의 두려움, 죽음의 행로를 벗어 날 수 없음을 알면서 죽음을 염두에 두고 죽음을 준비하는 오늘로 사는 사람과 죽음을 더 무시하고 죽음과 전혀 상관없이 오늘을 사는 두 종류로 나누어지게 된다. 인생은 단 한 번의 여행이기에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잘 준비하여 마지막 여행에 차질이 없어야 하기에 신은 인간에게 짐승과는 다르게 이성을 주신 것이 아니었던가. 옛 현인들도 죽음이 눈앞에 와 있는 듯 하루하루를 살라고 했다. 어떤 이는 죽음을 우리 어깨 위에 내려와 앉은 새라고 표현했듯이 인간은 좋은 죽음을 날마다 준비해야 할 사명을 갖고 태어난 것이다. 마지막 여행을 준비하는 일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이렇게 물어보면 된다. 아내와 마지막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면 나는 과연 뭘 하고 있을까. 그는 아내를 먼저 보내고 시간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뼈저리게 느끼었듯이, 인간은 누구라도 이별하는 숙명을 안고 태어났기에 지금 나와 대화를 나누는 눈앞의 어떤 사람도 어느 순간 아무 말 없이 차갑게 떠날 수 있는 상황에서 나는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 그가 말하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삶의 의미는 다름 아닌 사랑하는 사람을 지금 꼭 안아주는 시간임을 깨닫고 함께 보낼 시간을 많이 만드는 일이었다. 삶의 소중한 것은 끝이 있다는 카프카 말대로 죽음은 삶과 아주 가까이 있기에 지금 이 순간을 바쁜 일 때문에 어리석게도 중요하고 소중한 일들을 놓쳐서는 안 된다. 지금 삶을 감사하자. 지금 사랑한다 말하자. 지금 사랑하는 이들을 안아주자. 주님, 하루에 86,400원을 날마다 쓰라고 한다면 계획적으로 잘 쓰겠지만, 하루 86,400초라는 가장 소중한 선물을 주심에도 허둥대며 살기에 나이가 들수록 더 초조해져만 갑니다. 뭘 더 기다립니까. 지금 감사의 말, 사랑한다는 말을 하게 하시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안아주는 일이기에 이 일을 위하여 바쁜 일에 양보하지 않도록 마음을 다하게 하소서... 2015년 3월 1일 강릉에서 피러한(한억만)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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