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열며 조선 중기의 학자이며 기인(奇人)이신 이지함(李之函) 선생의 호(號)는 토정(土亭)', 이 토정이라는 호(號)는 지금은 없어진 서울 마포나루 어귀에 토담집을 짓고 살았던 일에서 기인(起因)한 것이다. 오늘은 새해 첫날을 맞아. 신년 (新年)에 이야기에 많이 오가는 '토정비결(土亭秘訣)'에 대한 일화를 소개 하고자 합니다. 토정(土亭) 선생께서는, 언젠가 천안 삼거리에 위치한 한 주막집에 머무르시게 된 적이 있었다 한다. 마침 그 주막에는 각 지에서 올라 온 젊은 선비들이 모여 있었는데, 그들은 한양에서 곧 있을 '과거(科擧)'를 보기 위해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이었다. 과거에 급제(及第)하기를 바라고 공부를 해온 그들인지라, 당대(當代)에 큰 학자이시며 기인으로 명성(名聲)을 크게 떨치고 계신 토정 선생의 방을 찾아가 한 말씀을 듣고자 모이기에 이르렀다. 여러 젊은이들을 말 없이 바라 보시다가 문득 한 젊은 선비를 향해 이르시기를 "자네는 이번 과거에 급제할 운이 없으니, 서운하겠지만 그냥 고향에 돌아 가시게나." 하셨다. 모두들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민망해진 그 젊은이는 말없이 일어나 인사를 드리고는 뒷걸음질로 방을 빠져 나왔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청천벽력 같은 말에 아연해진 그 선비는 멍한 느낌에 주막을 나와서는 대문 옆 담벼락에 등을 기대고 쪼구려 앉아 생각에 잠기었다. '그 동안 과거 급제를 목표로 얼마나 열심히 공부를 해 왔는데~ 시험을 보기도 전에 고향으로 돌아가면 고향에선 나를 못난이라고 손가락질을 할테고, 대학자이신 선생의 말을 무시하고 과거를 보러가서 정말 낙방이라도 하면 평소에 흠모해 온 토정 선생의 말씀을 우습게 아는 놈이 되겠고, 이를 어찌하면 좋겠는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멀거니 땅바닥을 내려다 보고 있는데, 마침 수 많은 까만 개미떼들이 줄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