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으니까, 참 좋다!!>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으면 먹고
웃고 싶으면 웃고
울고 싶으면 울고
내가, 나의 주인이 되어
물처럼 살 수 있는 자유
늙음이 아니면,
어찌 누리리~
일하기 싫으면 놀고
놀기 싫으면 일하고
머물기 싫으면 떠나고
떠나기 싫으면 머물고
내가 나의
의지처 되어
바람처럼 살 수 있는 행복
늙음이 아니면 어찌 맛보리
회한의
벼랑 끝에 서서
돌려달라
돌려달라
악다구니를 쓴다해서
되돌아 올 청춘도 아니지만
사랑과 미움의 격랑 헤치며
인욕의 바다 허우적대던
그 맵고 짜고 쓰고
아리고 달콤했던 날들
기쁘고 즐겁고
이름답던 날들
성취감에 들떠던
지나간 기억들은
추억의 불쏘시개로 족한 것을
새해 한살을 더한 내인생이
이젠 계절로 치면 낙엽지는 늦 가을
하루로 치면
해 기우는 오후 황혼 쯤에 왔는데
여기서 무얼 더 바라겠는가
여기서 무얼 더 취하겠는가
서라벌 밝은 달아래
밤 늦도록 노닐던 처용처럼
나를 아니 부끄러워 하시면
꽃 꺾어 바치겠다던 노옹처럼
고운님도 늙어
내 옆에 있으니
춤추고 노래하여
흘러 흘러
함께 가자구나
아~ 늙으니까 참 좋다!!~
아직도 나에게는
등 토닥여 사랑 할 사람
사랑 할 일만이
남아 있으니
황혼길 인생, 멋멋지게 살다 멋지게 가자구나!!
ㅡ庚子年 元旦ㆍ 靑覃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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