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순례(비움 속에 평안)🌸 하나님은 서두르지 않으신다 이른 새벽, 순례자는 작은 언덕에 앉아봅니다. 밤이 다 지나갔는데도 동쪽 하늘은 아직 어둡습니다. 문득 마음속에서 조급한 생각이 일어납니다. “왜 아직도 밝아오지 않을까.” 그러나 하늘은 그 누구의 재촉에도 서두르지 않습니다. 새벽은 한순간에 오지 않습니다. 어둠이 조금씩 물러가고, 희미한 빛이 산등성이를 스치며, 마침내 온 세상이 밝아집니다. 하나님의 일하심도 이와 같지 않을까요? 우리는 기적을 기다리지만, 하나님은 성숙을 이루십니다. 우리는 결과를 원하지만, 하나님은 과정을 빚으십니다. 씨앗 하나가 땅속에서 싹을 틔우기까지 아무도 그 움직임을 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시간은 아무 일도 없는 시간이 아니라, 가장 깊은 생명이 자라는 시간입니다. 믿음도 그렇습니다. 기도해도 응답이 없는 것 같고, 말씀을 읽어도 아무 변화가 없는 것 같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의 뿌리를 깊게 내리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말씀하시며, 사람은 자고 깨는 사이에도 씨는 스스로 자란다고 하셨습니다. 농부는 억지로 싹을 끌어올리지 않습니다. 기다립니다. 햇빛을 믿고, 비를 믿고, 생명의 신비를 믿습니다. 신앙도 억지로 자라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조용히 익어 갑니다. 순례자는 오래된 포도나무 아래에 앉습니다. 굽은 줄기에는 수많은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나무는 자신의 굽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묵묵히 열매를 맺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순례자는 깨닫습니다. 하나님은 반듯한 사람보다 익어 가는 사람을 기뻐하시는구나. 세월은 몸을 늙게 하지만, 은혜는 영혼을 익게 합니다. 해가 완전히 떠오르자 아까의 어둠은 마치 없었던 것처럼 사라집니다. 그제야 순례자는 미소를 짓습니다. “새벽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었다.” 빛은 내가 끌어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에 찾아온 선...
조용히 내리는 은혜입니다. / 이슬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조용히 내린다는 것입니다. 소나기는 요란하게 내립니다. 이런 소나기는 때로 부작용을 낳기도 합니다. 홍수가 나서 모든 것을 다 쓸어가 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슬은 다릅니다. 온 세상을 소란하게 하는 큰 소리도, 차고 넘치는 충만함도 없습니다. 이슬은 소리 없이 내려 온 세상의 생명을 유지시키며 소생케 하는 너무도 유용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이슬은 생명, 부활, 젊음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자주 사용되기도 합니다. 우리도 때로는 강한 성령의 은혜를 체험해야 합니다. 누가 봐도 은혜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표시 나는 은혜의 역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일상의 매 순간을 살아가면서 조용히 이슬같이 내리는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이런 은혜는 겉으로 보면 은혜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잘 모릅니다. 그냥 덤덤해 보이고 크게 변화된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은혜가 쌓이고 쌓이면 어느 순간 소나기로 내렸던 은혜보다 더 큰 은혜가 임했음을 발견하는 때가 옵니다. 초목이 소리 없이 내리는 이슬을 머금고 성장하는 것처럼, 소리 없이 임하는 이슬 같은 은혜를 받아 나날이 성장하는 믿음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