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곳에서,있는 것 으로 최선을 다하라 / 너는 내가 있고 나는 네가 있어 씨알의 숨결은 훈훈하다. 훈훈한 숨결이 있어 역사가 산다. 씨알들이여, 이제는 떨어짐만이 남아 있다 어디에고 떨어져라 속히 떨어져라 떨어질 곳을 향한 우리의 걸음이 너무 느리다. 그 사이 운명은 더욱 크게 팔을 뻗친다. 씨알의 소리를 들려주라 운명은 없다 씨알은 언제나 확실한 것, 착실한 것 떨어지는 곳마다에 꽃이 핀다. 줄기차게 그리고 예쁘게. 머리띠를 두르고 주먹을 불끈 쥔다고 역사가 바로 서지 않습니다. 또한 목청껏 미움을 폭발하는 것도 정의가 아닙니다. 물론 한 방향으로 힘을 모아야겠죠. 물론 미운 일은 없어야겠죠. 너와 나를 살리고 우리 서로 사랑하는 일에 힘이 모여야 되겠지요. 또한 사람을 비하하고 우리를 가르는 일이 바로 미운 일이겠지요. 언제나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를 초대하는 준비를 합니다. 나 또한 아침에 일어나면 언젠가를 위하여 오늘도 초대의 준비를 합니다. 내가 비록 이름 없는 삼류악사이지만 기타도 연습하고 나팔도 연습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형편없어도 어쩌겠습니까? 다른 건 잘하는 게 별로 없는 데, Do what you can, with what you have, where you are. (있는 곳에서, 있는 것으로 최선을 다하라)
"실화 입니다." / 외상 밥값 200만원 안 받고 보내줬는데 20년 뒤 식당 앞에 선 검은 승용차. 예전 동네 밥집에는 외상장부가 있었지요.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이나 일용직 노동자들이 밥을 먹고 이름을 적어두면, 주인은 형편이 풀릴 때 갚으라며 장부를 덮어 주곤 했습니다. 그 장부 한 장에는 밥값보다 훨씬 큰 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윤순이"씨는 올해 일흔 넷 입니다. 30년 동안 고시촌 골목에서 "순이네 백반" 이라는 작은 밥집을 했습니다. 남편은 일찍 세상을 떠났고, 순이씨는 그 밥집 하나로 두 딸을 키워 시집 보냈습니다. 순이 씨의 백반은 단돈 몇 천원에 반찬이 여덟가지 나왔습니다. 고시공부하는 학생들은 그 밥을 먹으며 하루를 버텼습니다. 순희씨는 학생들 얼굴만 봐도 오늘 공부가 잘됐는지, 집에서 돈이 안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새벽 네 시면 시장에 나가 장을 보고, 다섯시부터 밥을 안쳤습니다. 하루 종일 서서 찌게를 끊이고 반찬을 담다 보면 다리가 퉁퉁 부었습니다. 그래도 순이씨는 학생들이 "이모, 잘먹었습니다" 하고 인사하는 소리에 힘을 냈습니다. 돈이 없어 굶는 학생에게는 슬그머니 밥을 한 그릇 더 퍼주었고, 시험에 떨어져 우는 학생에게는 아무 말 없이 계란말이 한 접시를 내밀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저러다 순이네 망한다."며 걱정 했지만, 순이씨는 "밥 굶는 놈 공부가 되겠냐" 며 웃어 넘겼습니다. 20년 전, 순이씨의 밥집에 매일 오던 청년이 있었습니다. 경상도 시골에서 올라와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이태호라는 학생이였습니다. 태호는 말 수가 적고 늘 구석 자리에 앉아 책을 펴 놓고 밥을 먹었습니다. 어느 날부터 태호가 밥값을 외상으로 달기 시작했습니다. 시골에서 농사짓던 아버지가 쓰러지면서 집에서 보내 주던 돈이 끊긴 것이였습니다. 태호는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말했습니다. "이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