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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보는 길🏃‍♀️ㅡ 이문연(작가)

🏃‍♂️처음 가보는 길🏃‍♀️ ㅡ 이문연(작가) 인생은 늘 처음 가보는 길의 연속이다. 어린 시절에는 학교 가는 길이 처음이었고, 청년기에는 직장으로 향하는 길이 처음이었다. 결혼도 처음이었고, 부모가 되는 일도 처음이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 익숙하게 살아온 것 같지만, 사실은 매번 낯선 길 위를 더듬으며 걸어왔다. 요즘 들어 문득 그런 생각을 한다. 노년 또한 처음 가보는 길이라는 것을. 우리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부모 세대가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며 자랐다. 하지만 눈으로 본다는 것과 직접 체험하며 살아본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교과서에서 지도를 보는 것과 실제 여행을 떠나는 것만큼이나 다르다. 그래서 나이를 먹어가는 일은 때때로 생소하고 어색하다. 예전에는 가볍게 오르던 산길에서 숨이 차오른다. 산책길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바람처럼 나를 앞질러 간다. 몸은 조금씩 속도를 늦추는데 마음은 아직 그 사실을 따라가지 못한다. 거울 속 얼굴도, 계단을 오를 때 무릎이 보내는 신호도 가끔은 낯설다. 내가 알던 내가 조금씩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백화점 로비에서 할아버지 세 분이 지팡이를 짚고 서 계신 모습을 보았다. 친구의 만남 같았다. 그 풍경을 바라보며 이상하게도 마음이 멈칫했다. 아직은 남의 이야기 같고 아직은 먼 미래 같지만, 그 길 또한 우리 세대가 향해 가는 길이다. 누구도 건너뛸 수 없는 시간의 순서다.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나면 또 다른 길이 열린다. 집 안을 가득 채우던 웃음소리와 발자국 소리는 어느새 사라지고, 부부 둘만 남는다. 아이들 학원 시간에 맞춰 움직이고, 도시락을 챙기고, 등록금을 걱정하던 세월은 지나간다. 북적이던 집은 갑자기 넓어지고, 식탁에는 빈 의자가 늘어난다. 그렇게 우리는 또 한 번 처음 가보는 풍경 앞에 서게 된다. 평생 곁에 있었지만 어느 날 문득 배우자가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다. 아이들이라는 공통의 과제가 사라진 뒤에야 비로소 서로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젊은 날의 연인이었던 남자와 여자가 아니라, 긴 세월을 통과해온 두 노인이 마주 앉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둘 중 한 사람이 먼저 떠나고, 남겨진 한 사람은 또 다른 처음의 길을 걸어야 한다. 그래서 오늘이 소중하다. 처음 가보는 길은 두렵기도 하지만 새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아무도 대신 걸어줄 수 없지만, 누구나 한 번은 지나가야 하는 길이다. 나이 든다는 것은 잃어가는 일만이 아니라 아직 가보지 못한 세계를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오늘도 나는 낯선 길 위를 걷는다. 서툴지만 담담하게, 그리고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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