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 먼저 자신에게 감사하라'

[문화산책] 먼저 자신에게 감사하라 .. / 세상이 참 어지럽다. 하기야 언제인들 태평성대 좋은 시절이랴만, 많이 어지럽다. 전쟁, 어처구니없는 참사, 겁나게 오르기만 하는 물가…. 아무리 둘러봐도 감사할 일을 찾기 어렵다. 감사의 계절인데 감사할 것이 마땅치 않다는 건 참 황망한 일이다. 그렇게 헤매던 차에 원로 박복수 시인께서 ‘감사의 십계명’이라는 글을 보내주셨다. 감사의 핵심을 친절하게 일러주시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영국 침례교 찰스 스펄전 목사가 썼다는 ‘감사 십계명’의 내용을 간추리면 이렇다.
▶생각이 곧 감사다. ▶작은 것부터 감사하라. ▶자신에게 감사하라. ▶일상을 감사하라. ▶문제를 감사하라. ▶더불어 감사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라. ▶잠들기 전 시간에 감사하라. ▶감사의 능력을 믿고 감사하라. ▶모든 것에 감사하라. 이 글을 거듭 새겨 읽으니 시야가 트이고, 세상 탓, 남 탓만 해온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특히 ‘자신에게 감사하라’는 말씀에 정신이 버쩍 든다. 자신에게 감사해야 사랑하게 되고, 자신을 사랑해야 자신감도 생긴다는 말씀이다.
스펄전 목사는 “자신에게 감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당신의 삶에서 은혜와 감사가 아닌 것은 단 한 가지도 없다”고 강조한다. 성 어거스틴의 말씀도 인상적이다. “인간은 높은 산과 태양과 별들을 보고 감탄하면서 정작 자신에 대해서는 감탄하지 않는다.” 일상의 작은 것, 그리고 문제에 감사하라는 말씀은 역경과 장애를 오히려 고마운 발판으로 삼으라는 불교의 가르침 ‘보왕삼매론’과 같은 뜻이라고 여겨진다. 그 내용의 핵심은 이렇다.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공부하는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데 마(魔)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기를 바라지 말라.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를 바라지 말라.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말라.
역경과 고난에 감사하는 일은 우리 같은 중생에게는 쉽게 가능한 일이 아니다. 헬렌 켈러 같은 이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나는 나의 역경에 대해서 하나님께 감사한다. 왜냐하면 나는 역경 때문에 나 자신, 나의 일, 그리고 나의 하나님을 발견했기 때문이다.”(헬렌 켈러) 감사는 고결한 영혼의 얼굴이고, 기적을 창조한다. 우리의 현실이 이렇게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것은 세상이 감사하는 마음을 잃어버린 탓이 크다. 감사의 계절을 맞아 “감사일기를 만들어 매일 밤 고마운 것들 5가지를 적어라.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될 것이다”라는 오프라 윈프리의 조언을 실천에 옮기고 싶다. 처음엔 어렵겠지만, 하다보면 감사의 마음도 우러나리라 기대한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 /THE KOREA DAILY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어느 선술집 벽에 있는 낙서/일본

일본에 주재원으로 23년 살다온 친구가 12월 초에 일본으로 여행을 갔다가 어느 선술집 벽에 있는 낙서를 사진으로 찍어서 번역해준 건데 웃기면서도 의미가 심장합니다.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두 줄 읽고 웃고, 두 줄 읽고 무릎 치고... 와, 뭔가 조금은 통달한 '꾼'이 끄적거린 거 같습니다.  사랑에 빠(溺)지는 18세  욕탕서 빠(溺)지는 81세  도로를 폭주하는 18세  도로를 역주행하는 81세  마음이 연약한 18세  온뼈가 연약한  81세  두근거림 안멈추는 18세  심장질환 안멈추는 81세  사랑에 숨막히는 18세  떡먹다 숨막히는 81세  수능점수 걱정하는 18세  '혈당/압'치 걱정의 81세 아직 아무것 모르는 18세 벌써 아무것 기억無 81세  자기를 찾겠다는 18세  모두가 자기를 찾고 있는  81세. ———-!———!—— 몸에좋고 인생에 좋은 피자 열판 보내드립니다. 계산은 제가 하겠습니다. 허리피자 가슴피자 어깨피자 얼굴피자 팔다리피자 주름살피자 내형편피자 내인생피자 내팔자피자 웃음꽃피자 오늘부턴 신년까지 늘 웃음과 행복한 일만 가득하세요.**

🌶 고 추 장  🌶

🌶 고 추 장  🌶 고추장에 관해서 특별한 체험이 있다. 뜻하지 않게 갈비뼈가 부러져 응급실에 실려갔을 때의 일이다. 한개도 아니고 열개씩이나 골절되어 꼼짝달싹을 못하고 아편으로 통증을 겨우 견디고 있었다. 그런데 혈압이 올라가고 혈당이 올라가 혼수지경에 이르니 보통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내도 어떻해서든지 날 살려보려고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해왔지만 모두가  헛수고일 뿐이었다. 나 또한 집사람을  혼자 살게 만들면 천벌을 받겠기에 열심히 음식을 먹으려 애를 썼지만 구역질만 더 할 뿐이었다. 여행다닐 때 고추장 단지를 꾀차고 다니며 햄버거에 발라먹던 생각이 나서 고추장을 가져다달라고 부탁했다. 고추장을 죽에 넣어 먹으니 신통하게 잘 넘어가는데 그 맛 또한 기가막혀 부글거리는 뱃속까지 편안해졌다. 덕분에 문병오는 사람마다 고추장 단지를 가져오는 바람에  고추장 벼락을 맞을 지경이 되었다. 그 후로는 고추장 단지가 내 식탁에 주인이 되었다.   고추장에 무슨 성분이 들어 있고 무슨  작용을 하는지는 몰라도 신통하기 짝이 없었다. 소태 같던 입맛이 꿀맛이요,  구역질도 잠잠해지고 느글거리던  뱃속까지 고분고분 고추장말을 잘 들으니 과연 고추장의 위력이 대단하다. 내 미국 친구들이 겨울만 되면 단골처럼 감기로 골골대고 있을 때 나는 감기가  뭔지도 모르고 지내고 있다.  그들이 날보고 너는 어떻게 감기 한 번 안걸리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내가  건강한 것은 김치 파워야.  너희들도 김치를 먹어라." 하고  자랑을 했는데 이제는 고추장의 효능이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어린 아기를 달랠 때 호랑이 나온다 하면 뚝 그치고, 순사 온다 하면 뚝 그치듯이 뱃속이 앙탈을 부리면 고추장 먹는다  하면 조용해 질 것 같다.  고추는 남미와 아프리카가 원산지란다. 고추의 매운 맛은 알카로이드의 일종인 캡사이신 때문이란다. 이 캡사이신이  자극을 주어 발효작용을 해서 감기 열을 내리기도 하고 위도 자극해서 위액 분비를 촉진해...

우리 아버지 마음 (실 화 (實話))

우리 아버지 마음 (실 화 (實話)) " 헤아릴수 없는 아버지의 마음 !" 나의 고향은 경남 산청이다. 지금도 첩첩산중에 상당히 가난한 곳이다. 그런데도 나의 아버지는 가정 형편도 안 되고 머리도 안 되는 나를 대도시 대구로 유학을 보냈다. 나는 대구 중학을 다녔는데 공부가 정말 하기 싫었다. 1학년 8반에서 나의 석차는 68/68, 68명 중에 꼴찌를 했다. 지독하게 부끄러운 성적표를 들고 고향으로 가는 어린 마음에도 그 성적표를 부모님께 내밀 자신이 없었다. 무학의 한을 자식을 통해서 풀고자 했는데, 맨 꼴찌라니...! 끼니도 제대로 못 잇는 소작농을 하면서도 아들을 중학교에 보낼 생각을 한 부모님을 떠올리면 도저히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잉크 지우개로 기록된 성적표를 1/68, 1등으로 고쳐 아버지께 보여 드렸다. 아버지는 초등 학교도 못다닌 무학이므로 내가 1등으로 고친 성적표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대구로 유학한 아들이 집으로 왔으니 친지들이 몰려와 말했다. "찬석이가 공부를 잘했더나 ? 아버지가 말했다. "앞으로 두고 봐야제, 이번에는 우짜다가 1등을 했는가배...!" "아들 하나는 잘 뒀구먼, 1등을 했으면 잔치를 해야제!" 그 당시 우리 집은 동네에서도 가장 가난한 집이었다. 이튿날 강에서 멱을 감고 돌아 오니, 아버지는 한 마리 뿐인 우리집 돼지를 잡아 동네사람들 모아 놓고 잔치를 하고 있었다. 그 돼지는 우리 집 재산목록 제 1호였다.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아부지 ~ !" 하고 불렀지만 다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는 밖으로 달려나갔다. 등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겁이 난 나는 강으로 가서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물속에서 숨을 안 쉬고 버티기도 했고... 주먹으로 내 머리를 쥐어 박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