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대로 얼굴이 바뀐다 - ✍🏼- 최인호 - <산중일기>에서 📮
예수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예수를 닮은 얼굴을 찾아 다니던 화가는 한 시골 교회에서 예수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성가대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있는 소년의 얼굴은 순수하고 평안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소년을 모델로 예수를 그린 화가는 다시 가롯 유다의 얼굴을 찾아 다녔습니다.
하지만 적합한 모델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10년이 지난 어느 날, 화가는 드디어 주정뱅이의 얼굴에서 유다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술에 취해 길거리에서 널브러져 있던 그의 얼굴은 탐욕스럽고 야비 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유다의 모습을 그리던 화가에게 주정뱅이가 잠에서 깨어나 한마디 내뱉습니다.
“당신이 예수를 그릴 때도 내가 모델이었다.”
다빈치가 "최후의 만찬"을 그릴 때의 이 일화는
사람은 "생긴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대로 생기는 것"임을 깨닫게 합니다.
예수의 얼굴을 가졌던 성가대 소년 이 유다의 얼굴을 가진 주정뱅이로 변했듯
사는 대로 얼굴이 변해가는 것입니다.
풍경이 변해야 계절이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계절이 변해야 풍경이 바뀌는 것이 이치입니다.
얼굴이 변해야 사람이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변해야 얼굴이 바뀌는 것이 이치입니다.
화난 얼굴도밝게 살면 환한 얼굴이 되지만,
환한 얼굴도 찡그리면서 살면 화난 얼굴이 됩니다.
추한 얼굴도 사랑을 품고 살면 아름다운 얼굴이 되지만,
아름다운 얼굴도 미움을 품고 살면 추한 얼굴이 됩니다.
유다의 얼굴도 예수의 마음으로 살면 예수의 얼굴이 되지만,
예수의 얼굴도 유다의 마음으로 살면 유다의 얼굴이 됩니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바라보며 화난 얼굴이 아닌 환한 얼굴로 바뀌는,
추한 얼굴이 아닌 아름다운 얼굴로 바뀌는
오늘을 살기로 다짐하는 아침입니다.
마치 매일 사는 산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면 그 풍경이 바뀌 듯..
얼굴도 나이에 따라서 그 풍경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얼굴은 그 사람의 역사이며, 살아가는 현장이며, 그 사람의 풍경인 것이다.
✍🏼- 최인호 - <산중일기>에서
🌶 고 추 장 🌶 고추장에 관해서 특별한 체험이 있다. 뜻하지 않게 갈비뼈가 부러져 응급실에 실려갔을 때의 일이다. 한개도 아니고 열개씩이나 골절되어 꼼짝달싹을 못하고 아편으로 통증을 겨우 견디고 있었다. 그런데 혈압이 올라가고 혈당이 올라가 혼수지경에 이르니 보통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내도 어떻해서든지 날 살려보려고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해왔지만 모두가 헛수고일 뿐이었다. 나 또한 집사람을 혼자 살게 만들면 천벌을 받겠기에 열심히 음식을 먹으려 애를 썼지만 구역질만 더 할 뿐이었다. 여행다닐 때 고추장 단지를 꾀차고 다니며 햄버거에 발라먹던 생각이 나서 고추장을 가져다달라고 부탁했다. 고추장을 죽에 넣어 먹으니 신통하게 잘 넘어가는데 그 맛 또한 기가막혀 부글거리는 뱃속까지 편안해졌다. 덕분에 문병오는 사람마다 고추장 단지를 가져오는 바람에 고추장 벼락을 맞을 지경이 되었다. 그 후로는 고추장 단지가 내 식탁에 주인이 되었다. 고추장에 무슨 성분이 들어 있고 무슨 작용을 하는지는 몰라도 신통하기 짝이 없었다. 소태 같던 입맛이 꿀맛이요, 구역질도 잠잠해지고 느글거리던 뱃속까지 고분고분 고추장말을 잘 들으니 과연 고추장의 위력이 대단하다. 내 미국 친구들이 겨울만 되면 단골처럼 감기로 골골대고 있을 때 나는 감기가 뭔지도 모르고 지내고 있다. 그들이 날보고 너는 어떻게 감기 한 번 안걸리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내가 건강한 것은 김치 파워야. 너희들도 김치를 먹어라." 하고 자랑을 했는데 이제는 고추장의 효능이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어린 아기를 달랠 때 호랑이 나온다 하면 뚝 그치고, 순사 온다 하면 뚝 그치듯이 뱃속이 앙탈을 부리면 고추장 먹는다 하면 조용해 질 것 같다. 고추는 남미와 아프리카가 원산지란다. 고추의 매운 맛은 알카로이드의 일종인 캡사이신 때문이란다. 이 캡사이신이 자극을 주어 발효작용을 해서 감기 열을 내리기도 하고 위도 자극해서 위액 분비를 촉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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