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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는 죽순이 시작되기 전에




대나무는 죽순이 시작되기 전에  
모죽(母竹)으로부터
뿌리를 내리고 넓히는 데만
2년에서 5년이라는
시간을 보낸다.  
대나무는 이처럼 일반 나무들과  다른, 즉 성장을 위해
철저한 준비기간을 거친다. 
© keda, 출처 Unsplash
모죽(毛竹)은 제 아무리
기름진 땅에 심어 놓아도
5년이 지날 때까지 아무런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리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해줘도 5년 동안은
거의 성장을 멈춘 것처럼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 kazuend, 출처 Unsplash
하지만, 5년이 지나면
하루 70~80cm씩 자라기
시작해 6주 후에 30m를 넘으며
웅장한 자태와 화려한
위용을 과시하게 된다.  
5년 내내 땅속 깊은 곳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묵묵히 철저한 준비를
해왔던 것이다.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땅을 파보면 5년간 대나무의
뿌리가 땅 속 깊숙한 자리에서
사방으로 10리가 넘게
퍼져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대나무를 자라게
했던 능력이다.  
그리고 그 어떤 태풍에도 전혀
쓰러지거나 부러지지 않는다.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5년이라는 세월동안
꾸준히 주변 십리가 넘는 땅에
기초를 다져놓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5년을 숨죽인 듯
세상에 뻗어나갈 날 만을 위해 철저히 준비해서
대나무는 그렇게 멋지고
당당한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다. 


절개와 지조를 상징하는
대나무는 다른 나무와 달리
숲을 이루기 위해서는  
뿌리내림과 넓힘에 필요한 
인고의 세월이 필요하다는
의미로도 전달되고 있다. 
© Walkerssk, 출처 Pixabay
마음 먹고 시작한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빠른 성과 를 보이지 않는다고
초조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 밑에는 깊고 강건한
뿌리가 성장하고 있는 것 일테니...  

© ksa61011, 출처 Pixabay
대개 사람들이 포기를 고민할 상황은 고지가 바로 코 앞에
놓여있을 때라고 한다.  
이 때를 잘 넘겨야 한다.
조금만 더 묵묵히
견뎌낼 필요가 있다. 
© susannp4, 출처 Pixabay
물이 100도가 되면
끓기 시작한다.  
더이상 온도는 올라 가지
않고 정체되어 있다가
어느 순간!
온도는 박차고 상승하며
기체로 승화된다.  
© jamie_nakamura, 출처 Pixabay
이 순간이 가장 뜨거운 순간이자, 
가장 큰 선물을 안겨줄  
고맙고도 값진 시간이
될 것이다.
~~~~~~~~~~~~~~~~~~~

© NeuPaddy, 출처 Pixabay
◆댓글로 자구 선생님이 이런 글을 올리셨습니다.
중국 청대 화가 정섭(鄭燮)은  대나무를 일러 죽석(竹石)이란시에서 이렇게 읊었습니다.
********************
© foulline, 출처 Pixabay
咬定靑山不放松 (교정청산불방송)
主根原在破巖中 (주근원재파암중)
千磨萬擊還堅勁 (천마만격환견경)
任爾東西南北風 (임니동서남북풍)청산을 꽉 물고 놓치 않아 헐렁함이 없고
곧게 뻗은 뿌리는 바위 깨고 들어갔네
수없이 비비고 부딪치며 단단해졌으니
동서남북 모든 바람 마음대로 불어봐라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한편 조선의 시인 고산 윤선도는
오우가에서 대나무를 이렇게 읊습니다.
***********************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누가 시켰으며 속은 어찌 비었는가
저러고 사철을 푸르니 그를 좋아 하노라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그리고 조선후기의 방랑시인 김삿갓은
대나무를 빗대 이렇게 풍자합니다.
*********************
대나무 시(竹詩)
차죽피죽화거죽(此竹彼竹化去竹)
풍타지죽낭타죽(風打之竹浪打竹)
반반죽죽생차죽(飯飯粥粥生此竹)
시시비비부피죽(是是非非付彼竹)
© timmossholder, 출처 Unsplash
빈객접대가세죽(賓客接待家勢竹)
시정매매세월죽(市井買賣歲月竹)
만사불여오심죽(萬事不如吾心竹)
연연연세과연죽(然然然世過然竹)이대로 저대로 되어 가는 대로
바람치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하세.
밥이면 밥 죽이면 죽이대로 살아가고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저대로 부쳐두세.
© jeremyperkins, 출처 Unsplash
손님 접대는 제 집안 형편 대로 하고
시장 흥정은 시세 대로 하세.
모든 일은 내 마음 대로하느니만 같지 못하니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 대로 그냥 사세.
© jasonortego, 출처 Unsplash
************子久구라꽃도 함께 피고죽음도 함께하는 대나무
한 뿌리 동기지간대나무가 부럽구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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