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의 품위 ♡
수렵시대엔 화가 나면 돌을 던졌다.
고대 로마시대엔 몹시 화가 나면 칼을 들었다.
미국 서부시대에는 총을 뽑았다.
현대에는 화가 나면 '말 폭탄'을 던진다.
인격모독의 막말이나 악플을 일삼는 사람들이 있다.
정제되지 않은 말 폭탄을
타인에게 예사로 투척한다.
설혹, 그의 생각이 옳다고 할지라도
사용하는 언어가 궤도를 일탈했다면
탈선임이 분명하다.
“화살은 심장을 관통하고,
매정한 말은 영혼을 관통한다.”
스페인 격언이다.
화살은 몸에 상처를 내지만 험한 말은 영혼에 상처를 남긴다.
당연히 후자의 아픔이 더 크고 오래 갈 수밖에 없다.
옛 사람들이 ‘혀 아래 도끼 들었다’고 말조심을 당부한 이유이다.
불교 천수경 첫머리에는
‘정구업진언
(淨口業眞言)’이 나온다.
입으로 지은 업을 깨끗이 씻어내는 주문이다.
그 중 4가지는,
거짓말로 지은 죄업,
꾸민 말로 지은 죄업,
이간질로 지은 죄업,
악한 말로 지은 죄업을
참회한다는 내용이다.
그때, 자신의 참회가 꼭 이뤄지게 해달라고 비는 주문이
‘수리 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이다.
탈무드에는 혀에 관한 우화가 실려 있다.
어느 날 왕이 광대 두 명을 불렀다.
한 광대에게
“세상에서 ‘가장 악한 것’을 찾아오라”고 지시하고,
다른 광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선한 것’을 가져오라”고 명했다.
두 광대는
세상 곳곳을 돌아다녔다.
몇 년 후
광대들이 왕 앞에 나타나 찾아온 것을 내놓았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제시한 것은
모두 ‘혀’였다.
흔히 말은 입 밖으로 나오면 허공으로 사라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 않다.
말의 진짜 생명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글이 종이에 쓰는 언어라면
말은 허공에 쓰는 언어이다.
허공에 적은 말은 지울 수도,
찢을 수도 없다.
한 번 내뱉은 말은 자체의 생명력으로 공기를 타고 번식한다.
말은 사람의 품격을 측정하는 잣대이다.
품격의 품(品)은 입 구(口) 자 셋으로 만들어진 글자이다.
입을 잘 놀리는 것이 사람의 품위를 가늠하는 척도라는 것이다.
논어에선 입을 다스리는 것을 군자의 최고 덕목으로 꼽았다.
군자의 군(君)을 보면, '다스릴 윤(尹)' 아래에 '입 구(口)'가 있다.
‘입을 다스리는 것’이 군자라는 뜻이다.
세 치 혀를 잘 간수하면 군자가 되지만,
잘못 놀리면 한 순간에 소인으로 추락한다.
대문호 톨스토이가
“말을 해야 할 때 하지 않으면 백 번 중에 한 번 후회하지만,
말을 하지 말아야 할 때 하면 백 번 중에 아흔아홉 번 후회한다”
( 좋은 글 중에서 )
🌶 고 추 장 🌶 고추장에 관해서 특별한 체험이 있다. 뜻하지 않게 갈비뼈가 부러져 응급실에 실려갔을 때의 일이다. 한개도 아니고 열개씩이나 골절되어 꼼짝달싹을 못하고 아편으로 통증을 겨우 견디고 있었다. 그런데 혈압이 올라가고 혈당이 올라가 혼수지경에 이르니 보통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내도 어떻해서든지 날 살려보려고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해왔지만 모두가 헛수고일 뿐이었다. 나 또한 집사람을 혼자 살게 만들면 천벌을 받겠기에 열심히 음식을 먹으려 애를 썼지만 구역질만 더 할 뿐이었다. 여행다닐 때 고추장 단지를 꾀차고 다니며 햄버거에 발라먹던 생각이 나서 고추장을 가져다달라고 부탁했다. 고추장을 죽에 넣어 먹으니 신통하게 잘 넘어가는데 그 맛 또한 기가막혀 부글거리는 뱃속까지 편안해졌다. 덕분에 문병오는 사람마다 고추장 단지를 가져오는 바람에 고추장 벼락을 맞을 지경이 되었다. 그 후로는 고추장 단지가 내 식탁에 주인이 되었다. 고추장에 무슨 성분이 들어 있고 무슨 작용을 하는지는 몰라도 신통하기 짝이 없었다. 소태 같던 입맛이 꿀맛이요, 구역질도 잠잠해지고 느글거리던 뱃속까지 고분고분 고추장말을 잘 들으니 과연 고추장의 위력이 대단하다. 내 미국 친구들이 겨울만 되면 단골처럼 감기로 골골대고 있을 때 나는 감기가 뭔지도 모르고 지내고 있다. 그들이 날보고 너는 어떻게 감기 한 번 안걸리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내가 건강한 것은 김치 파워야. 너희들도 김치를 먹어라." 하고 자랑을 했는데 이제는 고추장의 효능이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어린 아기를 달랠 때 호랑이 나온다 하면 뚝 그치고, 순사 온다 하면 뚝 그치듯이 뱃속이 앙탈을 부리면 고추장 먹는다 하면 조용해 질 것 같다. 고추는 남미와 아프리카가 원산지란다. 고추의 매운 맛은 알카로이드의 일종인 캡사이신 때문이란다. 이 캡사이신이 자극을 주어 발효작용을 해서 감기 열을 내리기도 하고 위도 자극해서 위액 분비를 촉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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