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옆지는 가을의 편지 /
젊음과 청춘은 퇴색되어
곧 떨어질 낙엽같이 쉬어버린
늙은 친구여~
애지중지 키웠던 자식들이
성장해서 내 곁을 훌훌 다 떠나니 이제는 내 것이 아니구나!
꼬깃꼬깃 혹시나 쓸데가 있을까
하고 뚱쳐논 현찰
그리고 혼자만 아는 은행계좌에 넣어둔 비밀 정기예금들~
이거 다~쓰지 않고 간직하고만 있으니까 내 것이 아니구나.
긴머리칼 빗어 넘기며
미소짓던 멋쟁이 그녀도
늙으니 내 것이 아니었다.
나는 옆방에, 아내는 안방에 사니
몸은 남이 되고 말만 섞는 아내도
내 것이 아니었다.
까맣게 잊고 살아온듯 칠십넘게
살고보니 팔십이 코앞이라.
팔십을 살면 자타가 이제 살만큼 살았다 하며 슬슬 보낼 준비를
하거나 본인도 스믈스믈 갈
준비를 하니,
평생 짜다소리 들으며 모아놓은
모든 것들이 내 것에서 남의
것으로 넘어가고 결국 내 것으로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니
서럽고 처량하구나.
이젠 내 것이라곤 없으니
잃을 것도 숨길 것도 없다.
잘 살아야 여생이 풍전등화다.
십년 내외이다.
다행히 복받아
15~20년 더 살수도 있겠지만,
아~생각해보니
그나마 좋은 건 친구(親舊)였다.
서로에게 좋은 말해주고
기운나게 하고 돌아서면 보고
싶고 그리운 사람 그는 친구였다.
친구야! 고맙다.
부디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보자구나.
늙을수록 놀던 친구가
친척보다 낫다.
건강은 나를 위해서 지키는
것이지만,
친구를 위해서도 지겨야 한다.
이제 여생은 빠른 속도로 종점을 향해 non stop 달려가니
남은 시간이라도
건강하게 만나 즐겁게 놀고,
맛있게 먹고 웃으며,
다음을 약속하며, 헤어지는
우리들 되십시다.
여름이 물러가면서
가을이 오리라고 생각하면서
땀방울 닦은 때가 엇그제 같은데
벌써 가을이 끝나고 겨울(입동)에 접어들었군요.
친구님들!
건강관리 잘하시고
행복한 나날 보내시길
기원드립니다. God Blessed You..!
🌶 고 추 장 🌶 고추장에 관해서 특별한 체험이 있다. 뜻하지 않게 갈비뼈가 부러져 응급실에 실려갔을 때의 일이다. 한개도 아니고 열개씩이나 골절되어 꼼짝달싹을 못하고 아편으로 통증을 겨우 견디고 있었다. 그런데 혈압이 올라가고 혈당이 올라가 혼수지경에 이르니 보통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내도 어떻해서든지 날 살려보려고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해왔지만 모두가 헛수고일 뿐이었다. 나 또한 집사람을 혼자 살게 만들면 천벌을 받겠기에 열심히 음식을 먹으려 애를 썼지만 구역질만 더 할 뿐이었다. 여행다닐 때 고추장 단지를 꾀차고 다니며 햄버거에 발라먹던 생각이 나서 고추장을 가져다달라고 부탁했다. 고추장을 죽에 넣어 먹으니 신통하게 잘 넘어가는데 그 맛 또한 기가막혀 부글거리는 뱃속까지 편안해졌다. 덕분에 문병오는 사람마다 고추장 단지를 가져오는 바람에 고추장 벼락을 맞을 지경이 되었다. 그 후로는 고추장 단지가 내 식탁에 주인이 되었다. 고추장에 무슨 성분이 들어 있고 무슨 작용을 하는지는 몰라도 신통하기 짝이 없었다. 소태 같던 입맛이 꿀맛이요, 구역질도 잠잠해지고 느글거리던 뱃속까지 고분고분 고추장말을 잘 들으니 과연 고추장의 위력이 대단하다. 내 미국 친구들이 겨울만 되면 단골처럼 감기로 골골대고 있을 때 나는 감기가 뭔지도 모르고 지내고 있다. 그들이 날보고 너는 어떻게 감기 한 번 안걸리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내가 건강한 것은 김치 파워야. 너희들도 김치를 먹어라." 하고 자랑을 했는데 이제는 고추장의 효능이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어린 아기를 달랠 때 호랑이 나온다 하면 뚝 그치고, 순사 온다 하면 뚝 그치듯이 뱃속이 앙탈을 부리면 고추장 먹는다 하면 조용해 질 것 같다. 고추는 남미와 아프리카가 원산지란다. 고추의 매운 맛은 알카로이드의 일종인 캡사이신 때문이란다. 이 캡사이신이 자극을 주어 발효작용을 해서 감기 열을 내리기도 하고 위도 자극해서 위액 분비를 촉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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