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흐르듯이 ( 룻 3 : 1 ~ 5 )
재료공학자 김명현 교수는 세상의 많은 물질 중 가장 신비한 것은 물이라고 말한다. 물은 모든 것을 포용하고, 모든 것을 녹여 하나가 되고, 아무리 더러운 것이라도 다 씻겨 품는다고 한다. 더군다나 생명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물질이다. 물은 겸손하다. 물은 자신의 형태가 없다. 언제든지 변신할 준비가 되어 있다. 네모진 그릇에 담으면 네모 모양이 되고, 둥그런 그릇에 담으면 둥그런 모양이 된다. 먹을 만나면 먹물이 되고, 커피를 넣으면 향기로운 커피가 된다. 자기를 항상 상대에 맞춰 바꾸고 하나가 된다. 그러면서도 항상 낮은 곳을 향해 흐른다.
룻기를 읽다 보면 우리는 룻의 매력에 빠져든다. 자아를 버리고 시어머니와 완전히 연합하여 한 몸이 된 듯한 모습은 완전한 사랑에 빠져 그 사랑을 노래한 술람미 여인을 보는 듯하다. 자신을 향해 축복하는 보아스를 향해 "내 주여, 내가 당신께 은혜 입기를 원하나이다. 나는 당신의 하녀만도 못한 이방 여인인데 위로하시고 마음을 기쁘게 하는 말씀을 하셨나이다"라며 은혜를 갈망한다. 누구보다도 자신의 처지를 너무 잘 아는 겸손이 있다. 시어머니 나오미가 나이 많은 보아스에게 시집 보내려고 타작마당에 보낼 때도 "어머니의 말씀대로 내가 다 행하리이다"라며 그대로 순종한다. 타작마당에서 보아스의 이불을 덮고 누웠을 때 "네가 누구냐?"는 보아스의 말에 "나는 당신의 여종 룻이오니 당신의 옷자락을 펴 당신의 여종을 덮으소서"라며 자신을 종이라 부른다. 보아스가 하는 말을 듣고 그대로 따른다. 마치 물이 흐르듯이 모든 이에게 모든 환경에서 자신을 맞추어간다. 모든 것을 포용하고 자신 속에 녹여 하나로 만들어 세상을 풍요롭게 한다. 그 어디에도 자기가 보이지 않는다. 자기의 고집도, 뜻도, 의견도, 삶도 없다. 참 가난한 여인의 모습이다. 그래서 더더욱 애정이 가는 인물이다.
우리 주님도 참 가난하셨다. 내가 하늘에서 내려온 것은 내 뜻을 행하려 함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뜻을 행하려 함이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보지 않고는 아무 것도 스스로 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은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셔서 자기의 일을 하시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뜻을 행하며 온전히 이루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아버지가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우리는 하나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라고 기도하셨다. 우리 주님은 자신의 뜻도, 말도, 일도 없으신 가난한 분이시다.
주님께서는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의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어떤 사람일까? 이사야는 겸손하고 경건하여 하나님을 찾는 자가 가난한 자라고 말했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겸비하고 경건하여 하나님의 은혜가 없이는 살 수 없음을 알고 하나님의 찾는 자요, 그 말씀을 듣고 떠는 자이다. 주님은 그런 자를 찾으시고 그런 자에게 자기의 나라를 주신다고 하셨다. 천국은 너무나 커서 무엇인가 채워져 있는 자는 담을 수가 없다. 마음이 가난한 자, 비어 있는 자에게 하나님은 그분의 나라를 유산으로 주신다.
룻은 마음이 가난한 여인이었다. 하나님은 그녀를 찾으셨고 자신의 나라를 주셨다. 텅 빈 그녀의 세상에 천국의 값진 보화들로 가득히 채워 주셨다. 마음이 가난한 자,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자인 것이다.
"오늘의 기도"
주님, 우리도 예수님처럼, 룻처럼 마음이 가난한 자가 되어 천국을 소유하는 자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임근묵 목사/홍익교회
🌶 고 추 장 🌶 고추장에 관해서 특별한 체험이 있다. 뜻하지 않게 갈비뼈가 부러져 응급실에 실려갔을 때의 일이다. 한개도 아니고 열개씩이나 골절되어 꼼짝달싹을 못하고 아편으로 통증을 겨우 견디고 있었다. 그런데 혈압이 올라가고 혈당이 올라가 혼수지경에 이르니 보통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내도 어떻해서든지 날 살려보려고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해왔지만 모두가 헛수고일 뿐이었다. 나 또한 집사람을 혼자 살게 만들면 천벌을 받겠기에 열심히 음식을 먹으려 애를 썼지만 구역질만 더 할 뿐이었다. 여행다닐 때 고추장 단지를 꾀차고 다니며 햄버거에 발라먹던 생각이 나서 고추장을 가져다달라고 부탁했다. 고추장을 죽에 넣어 먹으니 신통하게 잘 넘어가는데 그 맛 또한 기가막혀 부글거리는 뱃속까지 편안해졌다. 덕분에 문병오는 사람마다 고추장 단지를 가져오는 바람에 고추장 벼락을 맞을 지경이 되었다. 그 후로는 고추장 단지가 내 식탁에 주인이 되었다. 고추장에 무슨 성분이 들어 있고 무슨 작용을 하는지는 몰라도 신통하기 짝이 없었다. 소태 같던 입맛이 꿀맛이요, 구역질도 잠잠해지고 느글거리던 뱃속까지 고분고분 고추장말을 잘 들으니 과연 고추장의 위력이 대단하다. 내 미국 친구들이 겨울만 되면 단골처럼 감기로 골골대고 있을 때 나는 감기가 뭔지도 모르고 지내고 있다. 그들이 날보고 너는 어떻게 감기 한 번 안걸리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내가 건강한 것은 김치 파워야. 너희들도 김치를 먹어라." 하고 자랑을 했는데 이제는 고추장의 효능이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어린 아기를 달랠 때 호랑이 나온다 하면 뚝 그치고, 순사 온다 하면 뚝 그치듯이 뱃속이 앙탈을 부리면 고추장 먹는다 하면 조용해 질 것 같다. 고추는 남미와 아프리카가 원산지란다. 고추의 매운 맛은 알카로이드의 일종인 캡사이신 때문이란다. 이 캡사이신이 자극을 주어 발효작용을 해서 감기 열을 내리기도 하고 위도 자극해서 위액 분비를 촉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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