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 때 가는 곳,
이어령 박사(1933-2022)는 한국 최고의 지성으로 꼽힙니다.
우리 역사상 가장 돋보이는 창조적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나아가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내신 분이기도 합니다.
말년에 예수님을 만나 <지성에서 영성으로>란 책을 남겼습니다.
거기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박사를 보고 주변 사람들이 조롱하였습니다.
<당신은 지성인인데 교회 가서 기도하고 찬송 부르고... >
그가 조용히 그들에게 두어 가지 묻자 그들이 답했습니다.
<배고플 때 어디 갑니까?>
<식당에 갑니다.>
<뭔가 알고 싶을 때는 어디 갑니까?> <도서관에 갑니다.>
<심심할 때는 어디 갑니까?>
<영화관에 갑니다.>
<아플 때는 갑니까?>
<병원에 갑니다.>
또박또박 대답을 잘하는 그들에게 마지막으로 물었습니다.
<그러면 먹어도 배고프고,
마셔도 목마르고,
놀아도 심심하고,
배워도 답답하면 어디를 갑니까?>
아무도 답하지 못할 때 이 박사가 한 마디 했습니다.
<그런 때 가는 곳이 교회입니다.>
🌶 고 추 장 🌶 고추장에 관해서 특별한 체험이 있다. 뜻하지 않게 갈비뼈가 부러져 응급실에 실려갔을 때의 일이다. 한개도 아니고 열개씩이나 골절되어 꼼짝달싹을 못하고 아편으로 통증을 겨우 견디고 있었다. 그런데 혈압이 올라가고 혈당이 올라가 혼수지경에 이르니 보통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내도 어떻해서든지 날 살려보려고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해왔지만 모두가 헛수고일 뿐이었다. 나 또한 집사람을 혼자 살게 만들면 천벌을 받겠기에 열심히 음식을 먹으려 애를 썼지만 구역질만 더 할 뿐이었다. 여행다닐 때 고추장 단지를 꾀차고 다니며 햄버거에 발라먹던 생각이 나서 고추장을 가져다달라고 부탁했다. 고추장을 죽에 넣어 먹으니 신통하게 잘 넘어가는데 그 맛 또한 기가막혀 부글거리는 뱃속까지 편안해졌다. 덕분에 문병오는 사람마다 고추장 단지를 가져오는 바람에 고추장 벼락을 맞을 지경이 되었다. 그 후로는 고추장 단지가 내 식탁에 주인이 되었다. 고추장에 무슨 성분이 들어 있고 무슨 작용을 하는지는 몰라도 신통하기 짝이 없었다. 소태 같던 입맛이 꿀맛이요, 구역질도 잠잠해지고 느글거리던 뱃속까지 고분고분 고추장말을 잘 들으니 과연 고추장의 위력이 대단하다. 내 미국 친구들이 겨울만 되면 단골처럼 감기로 골골대고 있을 때 나는 감기가 뭔지도 모르고 지내고 있다. 그들이 날보고 너는 어떻게 감기 한 번 안걸리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내가 건강한 것은 김치 파워야. 너희들도 김치를 먹어라." 하고 자랑을 했는데 이제는 고추장의 효능이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어린 아기를 달랠 때 호랑이 나온다 하면 뚝 그치고, 순사 온다 하면 뚝 그치듯이 뱃속이 앙탈을 부리면 고추장 먹는다 하면 조용해 질 것 같다. 고추는 남미와 아프리카가 원산지란다. 고추의 매운 맛은 알카로이드의 일종인 캡사이신 때문이란다. 이 캡사이신이 자극을 주어 발효작용을 해서 감기 열을 내리기도 하고 위도 자극해서 위액 분비를 촉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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