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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와 명상

좋은글 📮 걷기와 명상 걷는 발의 뒤꿈치에서 생각이 나온다.그런 믿음으로 걸으며 새로운 사유를 일구었던 철학자가 니체였다.어디 그뿐이랴. 일찍이 소크라테스는 아테네를 걸으며 자신을 알아 나갔고, 루소는 파리의 산책자였다.널리 알려진 대로 칸트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길을 산책했다.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철학자가 걷는 길 위해서 성찰했고, 문학가 역시 한 걸음 또 한 걸음 옮기면서 상상의 새로운 길을 열어나갔다. 걷기에 관심 있는 이들은 말한다. 인간은 걷는 존재라고. 프랑스의 생물학자 파칼레는 ‘걷는 행복’을 추구한다. 그는 걸으며 생각하고, 한 발을 다른 발에 놓으면서 행복을 감각한다. 걸으며 존재 이유를 헤아리고 기쁨을 누린다는 그에게 걷기는 곧 ‘인생의 은유’다. 그는 단언한다. “나는 걷는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그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계속 걸었다. 곰들과 함께 시베리아 산속을 걷고, 아마존의 밀림이나 그린란드의 빙하 위 혹은 자바의 화산 허리를 걸었다. 또 뉴욕, 로마의 골목을 걷는다는 것을 생각하며 걸었다. 그러면서 그는 “걷기는 세상의 가장 희한한 역사의 결과”이며 “종 진화의 역사”라는 것을 터득한다. 이 걷기 생물학자의 관찰에 따르면 호모 에렉투스라는 직립원인 이후 인간화는 가속화했다. 뇌와 발의 모험을 통해 인간으로의 상승이 이뤄졌는데,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뇌의 발전에 발이 공헌했다는 얘기다. “우리의 지성이라는 것은 우리의 걸음이 잉태한 자식이다. 그러므로 지성의 역사는 다리의 역사와 함께 시작됐다.” 그러니까 걷는다는 것은 도덕, 과학, 철학을 비롯한 여러 인간 문명의 기초가 된다. 인간의 본원적 욕망의 대상이고, 기쁨이나 쾌락을 제공하는 원천이다. 일종의 환각제 같은 것이기도 한데, 술이나 아편과는 달리 위험이 없다. 험한 오르막길처럼 힘들거나 땀 나게 하는 걷기 일수록 뇌에서 행복감을 고양하는 엔도르핀과 신경전달체의 분비를 자극한다. 하여 더욱 걷기에 열중하게 되고, 그럴수록 꿈의 세계에 다가설 수 있게 된다. 시적 방랑과도 같은 걷기를 통해 세속화된 경쟁 사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경이로운 행복감을 그는 즐긴다. “나는 효율성을 숭배하고 속도의 강박증에 걸려버린, 그리고 오로지 결과와 잇속만이 횡행하는 이 사회를 싫어한다. 나는 우회, 주저, 뒤로 걷기, 맴돌기, 방랑의 편이다. 시간과 공간의 풍성한 결합을 선호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고속도로보다는 야생의 오솔길을 좋아한다. 놀람, 갈림길, 숨을 곳, 비밀을 직선보다 좋아한다. 길을 가다 만나는 뜻밖의 경이를.” 사회학자 정수복은 치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구도의 방법으로 걷기를 주목한다. “예로부터 구도자들은 사막과 숲속을 걸으며 인생의 참된 의미와 우주의 숨겨진 비밀을 찾아냈다. 좁은 나를 버리고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서 그들은 길을 떠났다.길은 내면의 소리를 경청하는 공간이었고 그 내면의 소리를 듣기 위해 구도자들은 걷고 또 걸었다.” (‘파리를 생각한다’) 단풍길이든 공원길이든, 가을 숲길이든, 걷기 좋은 때다. 걷는 걸음마다 기꺼운 미소로 피어나기 맞춤한 계절이다. 그러니 잠시 바쁜 일 접어놓고 걸어볼 일이다. 걸으면서 삶을 사랑하는 지혜를 터득하며 내면의 행복에 다가설 일이다. 세상의 모든 산책자의 뒤꿈치를 응원한다 🐦 🍂 🍂 🍁 🍁 🌷🌷🍂🍂 🐦 걷기 좋은 계절입니다. 걷는 인생은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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