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삼농, 삼학, 삼정(2)] 김진홍의 아침묵상

삼농, 삼학, 삼정(2)2019-04-27
어제 글에서 삼농(三農)에 대하여 하농, 중농, 상농이 삼농임을 언급하고 각각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오늘 글의 주제는 삼학(三學)이다. 삼학(三學)이라 함은 하학(下學), 중학(中學), 상학(上學)을 일컫는다.

하학이라 함은 학문을 하되 자신의 입신출세를 동기로 삼는다. 그래서 학문을 익힌 뒤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서는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여 백성들을 괴롭히고 나라에 해를 끼치면서도 자신의 영달과 이권만을 챙긴다. 이런 학자들이 생각 외로 적지 않다. 배웠기 때문에 우환거리인 학자들이 예나 지금에나 끊이지 않는다.

농사꾼 중에 게으르고 탐욕스러워 논밭은 돌아보지 아니하고 세월을 허송하여 농사를 망치는 농사꾼이 하농(下農)이듯이 학자들 중에서도 삐뚤어진 심성으로 공동체에 해악을 끼치는 학자들이 있다. 그런 학자들일수록 기회 포착에는 천재적이어서 그 시대의 틈을 노리고 있다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아니하고 움직여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서는 공동체를 그르친다.

중학(中學)은 중농(中農)이 알곡 농사를 잘 짓듯이 자신이 닦은 학문으로 인하여 사회적 기반을 얻어 자신의 위치를 확보한다. 그러나 중학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자신의 안정된 위치를 확고히 함에만 관심이 있지 대의명분 있는 시대정신을 구현함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지금 이 나라의 학자들의 절대 다수가 이 부류에 속한 듯싶다.

이에 비하여 상학(上學)은 다르다. 학문을 익혀 그 학문을 자신의 입신출세를 위한 기회로 삼지 아니하고 백성들을 선한 길로 이끌고 국가에 보국함을 목표로 삼는다. 그래서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국가와 역사에 봉사함을 목표로 삼는다. 때로는 자신의 불이익과 희생을 무릅쓰고서도 공공의 유익을 위하여 자신의 손해를 감수한다.

우리 두레마을 공동체에 대학 교수직을 은퇴한 학자들이 여럿이 있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성이 뜻 있는 일에 자신이 쓰임 받고자 하는 상학 정신의 소유자들이다. 그런 학자들을 밤낮으로 대할 수 있어 나는 행복하다. 그런 학자들을 보면서 신선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세상에는 역시 좋은 사람들도 많구나, 이런 좋은 사람들로 인하여 그나마 세상은 살만하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20190427 동두천 두레자연마을 800.jpg동두천 두레자연마을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어느 선술집 벽에 있는 낙서/일본

일본에 주재원으로 23년 살다온 친구가 12월 초에 일본으로 여행을 갔다가 어느 선술집 벽에 있는 낙서를 사진으로 찍어서 번역해준 건데 웃기면서도 의미가 심장합니다.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두 줄 읽고 웃고, 두 줄 읽고 무릎 치고... 와, 뭔가 조금은 통달한 '꾼'이 끄적거린 거 같습니다. <18 81="">  사랑에 빠(溺)지는 18세  욕탕서 빠(溺)지는 81세  도로를 폭주하는 18세  도로를 역주행하는 81세  마음이 연약한 18세  온뼈가 연약한  81세  두근거림 안멈추는 18세  심장질환 안멈추는 81세  사랑에 숨막히는 18세  떡먹다 숨막히는 81세  수능점수 걱정하는 18세  '혈당/압'치 걱정의 81세 아직 아무것 모르는 18세 벌써 아무것 기억無 81세  자기를 찾겠다는 18세  모두가 자기를 찾고 있는  81세. ———-!———!—— 몸에좋고 인생에 좋은 피자 열판 보내드립니다. 계산은 제가 하겠습니다. 허리피자 가슴피자 어깨피자 얼굴피자 팔다리피자 주름살피자 내형편피자 내인생피자 내팔자피자 웃음꽃피자 오늘부턴 신년까지 늘 웃음과 행복한 일만 가득하세요.**

🌶 고 추 장  🌶

🌶 고 추 장  🌶 고추장에 관해서 특별한 체험이 있다. 뜻하지 않게 갈비뼈가 부러져 응급실에 실려갔을 때의 일이다. 한개도 아니고 열개씩이나 골절되어 꼼짝달싹을 못하고 아편으로 통증을 겨우 견디고 있었다. 그런데 혈압이 올라가고 혈당이 올라가 혼수지경에 이르니 보통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내도 어떻해서든지 날 살려보려고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해왔지만 모두가  헛수고일 뿐이었다. 나 또한 집사람을  혼자 살게 만들면 천벌을 받겠기에 열심히 음식을 먹으려 애를 썼지만 구역질만 더 할 뿐이었다. 여행다닐 때 고추장 단지를 꾀차고 다니며 햄버거에 발라먹던 생각이 나서 고추장을 가져다달라고 부탁했다. 고추장을 죽에 넣어 먹으니 신통하게 잘 넘어가는데 그 맛 또한 기가막혀 부글거리는 뱃속까지 편안해졌다. 덕분에 문병오는 사람마다 고추장 단지를 가져오는 바람에  고추장 벼락을 맞을 지경이 되었다. 그 후로는 고추장 단지가 내 식탁에 주인이 되었다.   고추장에 무슨 성분이 들어 있고 무슨  작용을 하는지는 몰라도 신통하기 짝이 없었다. 소태 같던 입맛이 꿀맛이요,  구역질도 잠잠해지고 느글거리던  뱃속까지 고분고분 고추장말을 잘 들으니 과연 고추장의 위력이 대단하다. 내 미국 친구들이 겨울만 되면 단골처럼 감기로 골골대고 있을 때 나는 감기가  뭔지도 모르고 지내고 있다.  그들이 날보고 너는 어떻게 감기 한 번 안걸리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내가  건강한 것은 김치 파워야.  너희들도 김치를 먹어라." 하고  자랑을 했는데 이제는 고추장의 효능이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어린 아기를 달랠 때 호랑이 나온다 하면 뚝 그치고, 순사 온다 하면 뚝 그치듯이 뱃속이 앙탈을 부리면 고추장 먹는다  하면 조용해 질 것 같다.  고추는 남미와 아프리카가 원산지란다. 고추의 매운 맛은 알카로이드의 일종인 캡사이신 때문이란다. 이 캡사이신이  자극을 주어 발효작용을 해서 감기 열을 내리기도 하고 위도 자극해서 위액 분비를 촉진해

우리 아버지 마음 (실 화 (實話))

우리 아버지 마음 (실 화 (實話)) " 헤아릴수 없는 아버지의 마음 !" 나의 고향은 경남 산청이다. 지금도 첩첩산중에 상당히 가난한 곳이다. 그런데도 나의 아버지는 가정 형편도 안 되고 머리도 안 되는 나를 대도시 대구로 유학을 보냈다. 나는 대구 중학을 다녔는데 공부가 정말 하기 싫었다. 1학년 8반에서 나의 석차는 68/68, 68명 중에 꼴찌를 했다. 지독하게 부끄러운 성적표를 들고 고향으로 가는 어린 마음에도 그 성적표를 부모님께 내밀 자신이 없었다. 무학의 한을 자식을 통해서 풀고자 했는데, 맨 꼴찌라니...! 끼니도 제대로 못 잇는 소작농을 하면서도 아들을 중학교에 보낼 생각을 한 부모님을 떠올리면 도저히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잉크 지우개로 기록된 성적표를 1/68, 1등으로 고쳐 아버지께 보여 드렸다. 아버지는 초등 학교도 못다닌 무학이므로 내가 1등으로 고친 성적표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대구로 유학한 아들이 집으로 왔으니 친지들이 몰려와 말했다. "찬석이가 공부를 잘했더나 ? 아버지가 말했다. "앞으로 두고 봐야제, 이번에는 우짜다가 1등을 했는가배...!" "아들 하나는 잘 뒀구먼, 1등을 했으면 잔치를 해야제!" 그 당시 우리 집은 동네에서도 가장 가난한 집이었다. 이튿날 강에서 멱을 감고 돌아 오니, 아버지는 한 마리 뿐인 우리집 돼지를 잡아 동네사람들 모아 놓고 잔치를 하고 있었다. 그 돼지는 우리 집 재산목록 제 1호였다.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아부지 ~ !" 하고 불렀지만 다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는 밖으로 달려나갔다. 등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겁이 난 나는 강으로 가서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물속에서 숨을 안 쉬고 버티기도 했고... 주먹으로 내 머리를 쥐어 박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