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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너머 세계 /김필곤목사


죽음 너머 세계

사후 세계에 대하여 믿는 사람도 있고 믿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2012년 10월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례적으로 하버드 신경외과 의사의 ‘사후세계 체험기’를 표지기사로 실어 집중 조명했습니다. 주인공은 이븐 알렉산더(EBEN ALEXANDER, M.D.) 교수로 과학 학술지에 150여 편이 넘는 논문들을 게재했고, 국제의학컨퍼런스에서 200회 이상의 연구 발표를 하는 등 뇌와 의식의 작용에 관해 뛰어난 업적을 쌓은 세계적인 뇌의학 권위자입니다. 그의 연구분야는 심리학이나 신학이 아니라 뇌에 대하여 과학적, 분석적, 실증적으로 연구하는 '뇌기능 매핑'(Human Brain Mapping)입니다.

그가 유명 신경외과 의사로서 이름을 떨치던 어느 날 원인을 알 수 없는 매우 드문 종류의 대장균성 박테리아성 뇌막염에 걸려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었답니다. 인간으로서 사고와 감정을 통제하는 뇌 부위가 완전히 정지된 거의 죽은 상태였고 결국 동료 의사들은 치료를 중단하고 생물학적 사망 판정을 내리려고 했답니다. 그런데 7일 째 되는 날,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N of 1(단 하나의 사례)'가 된 '임사체험(臨死體驗· Near-Death Experience)'을 한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사후 체험을 <나는 천국을 보았다>라는 책으로 펴냈습니다.

뇌사상태에 빠져있는 동안 그는 이 세계를 넘어선 곳에서 천사 같은 존재를 만나고 초물리적 존재계의 가장 깊은 영역으로 안내되었다고 합니다. 뇌기능 매핑 연구를 한 그는 의식이나 자유의지 혹은 비물질적 영혼의 존재를 믿지 않았답니다. 지상에 있는 물질이 유일한 현실이고 나머지 모든 것들(생각, 의식, 관념, 감정, 영혼)은 그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즉, ‘의식’이라는 것은 뇌의 생화학적인 기능에 의해 발생하는 산물로 받아들였답니다. 임사체험도 극도의 스트레스 하에서 뇌가 만들어내는 환상에 불과하다고 받아들였답니다.

예일대에서 17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를 이끌어 온 셀리 케이건 교수도 <죽음이란 무엇인가>에서 '임사체험'에 대해 언급합니다. 그는 '삶이 끝난 후에도 삶이 계속되는가'에 대해 대립되는 두 견해를 설명합니다. 인간은 육체와 영혼으로 이뤄진 인간이라는 '이원론'과 인간은 육체만으로 이뤄진 인간이라는 '물리주의'입니다. 이원론자들은 임사체험을 다른 차원의 세상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온 것으로 설명하지만 물리주의자들은 "생물학적 과정의 마지막 단계에서 육체가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엔도르핀이 과도하게 분비되고, 이 때문에 희열의 느낌을 경험하게 되는 것" 또는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시신경이 특별한 방식으로 반응함으로서 터널과 눈부신 빛을 경험하게 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이븐 알렉산더 교수도 자신이 직접 경험해 보기 전에는 물리주의 입장에 서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직접 임사체험을 한 후에는 뇌, 의식, 생명에 대한 그의 신념들을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물질주의적인 관점에서 부정해왔던 영혼, 신, 사후세계 등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임사체험은 뇌가 만들어내는 환각이 아니라 '완전한 실제(Ultra-Real)'라고 말합니다. 천국, 신, 영혼에 관한 그 어떤 이야기도 의학적인 지식과 양립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이 직접 경험한 후 신과 영혼이 실재하며 죽음이란 다만 다른 상태로의 전이 과정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7일 동안 그의 뇌는 잘못된 방식으로 작동한 것이 아니라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간의 고유한 면을 담당한다고 설명하는 그 부분은 완전히 나가 버린 상태였고, 대뇌 신피질이 이미 꺼져버린 상태였던 것을 엑스레이 사진, 병원 기록, 신경 기록 등 모든 의학적 자료들이 뒷받침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것들은 "뇌가 꺼져도 의식 존재한다는 결정적 증거"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의학적으로 뇌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임사체험을 했다는 것은 임사체험이 뇌가 만들어내는 환각이나 망상이 아니라 뇌와는 완전히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의식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삶이란 육체나 뇌의 죽음과 더불어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10여 년 동안 1300여 명의 임사체험자를 조사한 미국의 종양학 전문의 제프리 롱 박사는 그의 저서 <죽음 그 후>에서 임사체험자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것은 의식이 몸 밖으로 나오는 유체이탈 체험이라고 주장합니다. 죽음을 체험한 사람들은 인생을 새로운 관점으로 살아갑니다. 레이몬드 무디(Raymond Moody)박사는 원래는 철학과 교수였다가 의과대학에 다시 들어가 의사가 된 분인데 임사체험을 한 163명의 사례를 모아 <사후의 세계(Life After Life)>란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임사체험을 한 사람들은 과거의 어두웠던 삶을 청산하고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였다고 기회만 있으면 사람들을 도우려고 했다고 합니다. 예수님은 부자와 나사로의 비유를 통해 죽음 이후 천국과 지옥이 있다고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내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보고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는 이것이니 마지막 날에 내가 이를 다시 살리리라 하시니라(요6:40)”

김필곤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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