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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수면의 날에 즈음하여" /박인철

"세계수면의 날에 즈음하여" "The best treatment for insomnia is to sleep." '불면증의 최선의 치료책은 잠이다.' 우리가 통상 백년을 산다고 가정할 경우 삼십년의 세월은 잠으로 허송세월(?)한다. 그런데 그토록 귀한 시간을 허송하도록 지어놓으신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인간의 뇌는 전체 체중에 약 2%에 해당하나 들이마시는 산소와 소비하는 칼로리의 20%를 소비한다. 각 부위의 근육은 때로 휴식을 취할 경우가 있으나 심지어는 잠을 자는 시간에도 뇌는 끊임없이 정보를 소화하며 낮에 있었던 상황들을 재정비하고 다음 날을 위한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으므로 상대적으로 에너지소모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단위세포 당 신진대사율이 열배나 높으므로 노폐물도 많이 쌓이게 된다. 뇌에서 발생하는 노폐물은 대략 네가지로 분류되는데 Beta-amyloid 와 Tau 라는 단백질 그리고 젖산과 탄산가스다. 이 노폐물의 신속한 제거가 뇌조직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이 역할을 담당하는 조직이 뇌척수액과 지주막 하의 림프조직이다. 잠을 잘 때는 뇌세포가 위축되므로 세포 사이의 간격을 넓혀주는데 이때 넓어진 공간을 따라 뇌척수액의 움직임이 활성화 되어 상기한 담백질과 젖산을 거두어 두개골의 정맥을 통해 체외로 배출하며 일부는 뇌내부의 림프계를 통해 목 부위의 림프를 따라 제거된다. 탄산가스는 뇌척수액을 따라 척수부위로 내려가며 그것의 농도에 따라 호흡의 빈도와 깊이를 조절하여 혈액의 산도(Ph)를 조절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일련의 반응은 주로 잘 때 발생하는데 하룻밤 약 일곱시간의 숙면을 요하며 만약 상습적으로 잠이 부족할 경우 노폐물의 제거가 원활치 않아 잠을 못 잔 다음 날 의식에 안개가 낀듯한 상태를 경험하는 이유다. 또 이 노폐물들은 인간의 정서를 담당하는 Amygdala 라는 부위를 활성화시키므로 잠이 부족했던 다음 날 화가 자꾸 나며 예민해지는 이유이기도 한데 누워서 잘 때 보다는 옆으로 잘 때 노폐물의 제거가 더 활발해진다고 한다. 또 잠을 자는 동안 뇌가 하는 일의 하나는 낮에 기억했던 새로운 사실을 해마체에 저장해 두었다가 기억정보를 대뇌피질로 운송해 영구적인 기억상태로 전환하는 역할인데 잠을 잘못 자면 저장이 안되므로 기억의 용량이 줄어든다. 따라서 시험을 볼 때는 더 자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 돌핀이나 고래는 잠을 자나? 이들은 잠을 자면서도 주변의 위험을 감지해야 하며 일정 시간 뒤 수면으로 올라와 숨을 쉬어야 하므로 대략 한시간 간격으로 좌측 뇌와 우측 뇌가 번갈아 잠을 자며 왼쪽 뇌가 깨있을 경우엔 우측의 눈을 뜬다고 한다. 인간이 집을 떠나 낯선 곳에서 잘 때 뇌는 새 장소를 위험지역으로 인식해 특히 첫날 밤은 좌측 뇌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좌측 뇌가 낯선 주위 환경에 대한 인식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둘째 날부터는 그런 변화가 사라진다고 한다. 불면증 환자의 경우 노폐물의 제거가 원활치 않으므로 후에 치매에 이환될 확률이 잠을 잘 자는 사람의 경우보다 두배나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 현대의학이 당면하고 있으면서도 난제로 남아있는 분야가 바로 불면이다. 전 세계적으로 작년 한해 수면유도제 사용에 약 천억불을 사용했다고 하며 그 액수는 매년 5-7%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 액수의 약 40%는 북미대륙에서 소모된다고 하며 특히 아시아 태평양권에서 그 신장세가 두드러진다고 하니 도시화에 따른 분화된 문명이 유발하는 스트레스가 결코 바람직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나의 성공은 예외 없이 또 다른 하나의 실패를 불러온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으며 우주를 넘나드는 눈부신 과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가장 원초적이고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할 문제 하나를 해결하지 못하는 아이러니를 연출하고 있다. 세계는 춘분 직전의 금요일을 택해 '세계수면의 날'로 지정하고 전 셰계 80여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해 연구하며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수면협회는 미국 미네소타주의 Rochester에 자리하고 있는데 몇으로 분할되어 있던 수면관련기관을 통폐합하여 태어났다고 한다. 옛 조상들은 오복이라 하여 장수와 재물 그리고 건강과 덕을 베푸는 일과 죽을 복을 말했으나 잠 잘자는 것도 추가해야 할 줄로 믿으니 밤이 얼마나 긴 줄은 불면증환자에게 물어보자. 3/13/2026 박인철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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