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읽는 오늘의 詩 〈2127〉
■ 우라지오 가까운 항구에서 (이용악, 1914~1971)
삽살개 짖는 소리
눈보라에 얼어붙은 섣달 그믐
밤이
얄궂은 손을 하도 곱게 흔들길래
술을 마시어 불타는 소원이 이 부두로 왔다.
걸어온 길가에 찔레 한 송이 없었대도
나의 아롱범은
자옥 자옥을 뉘우칠 줄 모른다.
어깨에 쌓여도 하얀 눈이 무겁지 않고나.
철없는 누이 고수머릴랑 어루만지며
우라지오의 이야길 캐고 싶던 밤이면
울 어머닌
서투른 마우재 말도 들려 주셨지.
졸음졸음 귀 밝히는 누이 잠들 때꺼정
등불이 깜빡 저절로 눈감을 때꺼정
다시 내게로 헤여드는
어머니의 입김이 무지개처럼 어질다.
나는 그 모두를 살뜰히 담았으니
어린 기억의 새야 귀성스럽다.
거사리지 말고 마음의 은줄에 작은 날개를 털라.
드나드는 배 하나 없는 지금
부두에 호젓 선 나는 멧비둘기 아니건만
날고 싶어 날고 싶어.
머리에 어슴푸레 그리어진 그곳
우라지오의 바다는 얼음이 두껍다.
등대와 나와
서로 속삭일 수 없는 생각에 잠기고
밤은 얄팍한 꿈을 끝없이 꾀인다.
가도 오도 못할 우라지오.
- 1938년 시집 <낡은 집> (삼문사)
*연초에는 한강이 얼었다는 소식 이후 예년의 기온을 회복했다고 하나 주변의 산이나 논밭이 꽁꽁 얼어붙은 건 틀림없나 봅니다. 동네 입구의 개울물도 얼음으로 덮여 싸늘한 냉기를 뿜는 요즘은, 그래서 따뜻한 집안만 찾게 되는군요.
그런데 나라도 잃고 엄동설한의 이국땅에서 정착할 곳도 없는 떠돌이 신세라면 그 절망감은 어떠할까요? 바로 이 詩가 그 심정을 잘 말해줍니다.
이 詩는 동토의 땅 러시아를 떠도는 시인이, 우라지오 가까운 항구에서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나 갈 수 없는 절망적 상황을 토로한 내용으로, 일제 강점하에 가족이 해체된 우리 민족의 슬픔과 한(恨)을 노래한 작품입니다. 여기서 ‘우리지오’는 당시의 러시아 ‘블라디보스틱’을 가리킵니다.
우리지오는 시인이 어릴 적 꿈꾸던 도시로서 가난의 질곡에서 벗어나 생존하기 위한 탈출구였습니다. 비록 추위와 외로움만이 있는 곳이지만 그런 현실과 맞서 표범(아롱범)처럼 처절하고 후회 없는 삶을 살려고 노력해 온 땅입니다.
그러나 고향과 가족에 대한 오랜 그리움 끝에 섣달 그믐 우라지오 가까운 항구로 왔으나 강추위로 인해 어디에도 갈 수 없는 신세입니다. 다만 바다를 바라보며, ‘가도 오도’ 못하는 처지를 가슴 아프게 절규하면서 고향으로 날아가는 꿈을 꾸는 게 전부이군요. Choi.
일본에 주재원으로 23년 살다온 친구가 12월 초에 일본으로 여행을 갔다가 어느 선술집 벽에 있는 낙서를 사진으로 찍어서 번역해준 건데 웃기면서도 의미가 심장합니다.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두 줄 읽고 웃고, 두 줄 읽고 무릎 치고... 와, 뭔가 조금은 통달한 '꾼'이 끄적거린 거 같습니다. 사랑에 빠(溺)지는 18세 욕탕서 빠(溺)지는 81세 도로를 폭주하는 18세 도로를 역주행하는 81세 마음이 연약한 18세 온뼈가 연약한 81세 두근거림 안멈추는 18세 심장질환 안멈추는 81세 사랑에 숨막히는 18세 떡먹다 숨막히는 81세 수능점수 걱정하는 18세 '혈당/압'치 걱정의 81세 아직 아무것 모르는 18세 벌써 아무것 기억無 81세 자기를 찾겠다는 18세 모두가 자기를 찾고 있는 81세. ———-!———!—— 몸에좋고 인생에 좋은 피자 열판 보내드립니다. 계산은 제가 하겠습니다. 허리피자 가슴피자 어깨피자 얼굴피자 팔다리피자 주름살피자 내형편피자 내인생피자 내팔자피자 웃음꽃피자 오늘부턴 신년까지 늘 웃음과 행복한 일만 가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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