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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교수의 [백년의 지혜] 중에서...

김형석교수의 [백년의 지혜] 중에서... 내 큰 딸 H는 1960년대에 미국 유학을 갔다. 대학 기숙사에 머물고 있을 때였다. 가까이 있는 교회에서 유학생들을 위한 저녁 파티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을 받았다. 키가 작고 어려 보이는 편이지만 가지고 갔던 한복을 입고 참석했다. 한국 학생은 혼자뿐이었다. - 자기소개 시간에 인사를 했는데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부인이 옆자리로 다가와 "당신이 H양이냐" 라고 물었다. 한국 유학생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만나고 싶었다면서 친절히 대해주었다. - 그 부인은 내 딸과 한국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을 하였다. 그러는 동안에 공식 순서가 진행되었다. 그 부인은 시종 H의 모습을 살피면서 친절과 사랑이 넘치는 후의를 베풀어 주었다. - 파티가 끝났을 때는 "우리 집으로 초대하고 싶은데 올 수 있으면 감사하겠다." 라는 얘기를 했다. 그러면서 전화번호를 나누어 갖고 헤어졌다. 내 딸은 객지에서 그 부인이 어머니처럼 느껴졌는데 어딘가 마음에 아픔을 안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 연락을 받고 약속했던 대로 저녁 식사를 겸한 시간에 그 부인 집을 찾아갔다. 여러 가지 한국 얘기를 나누다가, 하나밖에 없는 그 집 아들이 6.25 전쟁 때 한국에 출전했다가 전사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중공군이 남침해 들어오면서 함경도 전선에서 소식이 끊어진 것이다. - 한국의 하늘은 한없이 맑은데,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정착되면 부모님과 함께 와보고 싶다는 편지가 뒤늦게 전달된 것이 마지막이라고 했다. - 그 아버지가 식사를 끝내고 커피를 마시면서 낮은 목소리로 들려주었다. 식사 전에 그 이야기를 들었다면 음식을 먹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 부인이 "우리 아들 방을 보겠느냐" 하면서 안내해 주었다. 아들이 쓰던 서재방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책상 오른쪽에 젊은 청년이 밝은 웃음을 띠고 찍은 사진이 있었다. 사진 속 그의 아들은 당장이라도 방문을 열고 들어올 듯이 정답게 보였다. - 내 딸이 자기도 모르게 부인 품에 안기면서 울어버렸다.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겨우 눈물을 닦고 안정되었을 때, - 그 아버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는 괜찮아졌어요. 내 아들은 한국 사람들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쳤기 때문에 우리는 누구보다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언젠가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요. 평화롭고 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 아들의 자랑스러운 생애를 기억하고 싶어요"라고 했다. - 내 딸은 기숙사에 돌아와 많이 울었다고 했다. 내가 하버드 대학교에 머물 때는 일요일이면 하버드 야드에 있는 넓지 않은 예배당에 참석하곤 했다. 채플 오른쪽 벽에는 재학 중에 6.25 전쟁에 출전했다가 전사한 학생들의 명단이 새겨져 있었다. 20여 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 볼 때마다 나와 우리 한국인들이 빚진 죄인 같은 심정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그 죄의식에서 풀려나기 위해서라도 자유와 평화를 빼앗기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주어진 의무를 감당해야겠다는 '인간다운 삶의 도리와 의무'를 되새기곤 했다. - 지금도 한국을 찾아오는 미국과 다른 참전국 노병들은 모두가 같은 뜻을 전해준다. 한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전우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고, 한미 동맹은 6.25 전쟁을 계기로 맺어졌다. 그러나 그 뿌리는 자유와 평화를 위한 휴머니즘의 결실이었다.... -미국에 대한 빚쟁이- === Thanks 2 산해 김형석교수님은 글을 참 잘 쓰십니다. 깊은 감동입니다. - 평생 처음가 보는 한국 땅에서 우리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젊디젊은 4만여명의 미군병사들의 거룩한 죽음을 생각하면 한없이 고맙고 송구할 뿐이다. - 전사한 미군 병사의 모친의 품에 안긴 김형석교수의 큰 딸의 모습이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 같아요. 그 부친의 말 또한 깊은 감동(感動)입니다. 너무나 애틋하고 가슴 아파요. 그분들이 가슴에 못을 밖은 것 같아요. - 우리가 오늘날 Trump의 오만(傲慢)하고 일방적(一方的)인 미국 국익우선주의 행동을 보면서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그들의 국가적 상황을 무시한 사려(思慮)깊지 못한 일이며 또한 배은망덕(背恩忘德)한 일 같아요. 역지사지(易地思之); Put yourself in my shoes란 말이 생각나요. - 김형석교수님의 말씀처럼 우리는 미국에 대한 빚쟁이입니다. 은혜(恩惠)는 영원히 은혜이고 결코 잊어서는 안됩니다. 국가나 개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해광 202507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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