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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산 老神士"

"용두산 老神士" "My father gave me the greatest gift anyone could give another person, he believed in me."....Jim Valvano (1946-1993, American basketball player, coach) '나의 아버지가 내게 준 가장 커다란 선물은 그가 나를 믿어주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농구선수 출신이었고 선수생활을 은퇴한 후에는 코치로 그리고 경기해설자로 나름대로 자신의 분야에서 족적을 남긴 사람인데 골수암으로 짧은 삶을 마감해야만 했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서도 생명의 끈을 놓지않았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 삶을 살 것을 권면했으며 골수암연구를 위한 모금활동을 생의 끝날까지 쉬지않고 전개하기도 했는데 아버지가 자신을 믿어주었던 사실에 깊은 공명을 울리고 있다. 한 소년의 삶에 있어서 가장 커다란 손실이 있을 수 있다면 그것은 아버지를 잃는다든지 혹은 아버지가 애당초 없는 일일 것이다. 어머니로부터 받은 영감으로 위대한 인물이 된 예를 우리는 많이 알고 있으나 한 소년이 성장하는데 아버지의 사랑 역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데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어머니의 사랑은 비교적 소승적인데가 있으나 아버지의 사랑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아이들을 보고 있다. 어머니는 아이가 잘 먹고 잘 자고 따듯하게 옷을 입는지 등의 비교적 피상적인데가 있다면 아버지는 소년에게 커다란 그림을 보여주며 어떤 길을 걸어갈지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어머니의 사랑에 결코 뒤질 것이 없다. 그러나 교육자로서의 아버지도 배가 부르고 난 후의 얘기다. 아버지는 가장으로 가솔들의 생활을 책임지는 존재로서 커다란 사회적 소임을 다하고 있다. 아버지의 피땀 어린 수고가 없다면 가정은 어찌 유지되고 나아가서 가정이 붕괴되는 이 사회는 어찌 존속할 수 있겠나? 그러나 아버지의 수고는 나타나지도 않고 알아주는 이도 없고 아무도 칭찬해 주는 이없는 가운데 돈버는 기계로 전락하고 말았다. 아버지는 아파도 아프단 말을 못하니 가정에 미칠 수도 있는 어두운 그림자 때문이다. 행여나 직장 상사나 동료 심지어는 부하직원들로부터 수모를 받아도 말할 수 없다. 혹 상관이 방으로 오라는 전갈만을 받아도 가슴은 콩닥거리니 출근 전 아이들 등록금을 걱정하던 부인의 근심어린 얼굴이 생각나며 오갈데 없어 아들 내외에 의존하는 연로하신 어머니의 얼굴이 갑자기 허공을 맴돈다. 때로는 울고 싶을 때도 있으나 아버지라는 단 하나의 이유때문에 그저 눈물만을 삼켜야만 했던 순간도 많았다.
내가 미국에서 수련의 시절이었으니 자그마치 50년이나 된 기사 하나가 아직도 기억 속에 남아있다. 당시 뉴욕주의 Rochester 라는 곳의 어느 대학병원에서 전공의를 하고 있었는데 뉴욕시에서 동아일보를 우편으로 매일 보내주곤 했다. 요즘 같이 인터넷도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고단한 몸으로 우편함을 열면 어김없이 신문이 도착해 있었고 고국의 뉴스를 읽으며 피로를 잊던 시절에 읽은 기사 하나가 생각난다. 매일 아침이면 출근시간에 어느 신사가 말끔한 신사복에 가방 하나를 들고 어김없이 부산의 용두산에 있는 공원으로 출근(?) 하는 것이었다. 그는 집에서 들고나온 듯한 신문을 공원벤치에 앉아 읽으며 점심 때가 되면 도시락을 꺼내 한술을 뜨고는 또 종일 같은 벤치에 앉아있다 해가 저물 녘이면 가방을 다시 수습해 산을 내려가는 것이었다. 같은 행동을 반복하기를 수개월 째! 이를 기이하게 여기며 보던 한 사람이 있어 사연을 물은 즉 자신은 단칸방에서 부인과 두 자녀 그리고 고향에서 올라오신 어머니와 함께 다섯 식구가 살아가던 중 몇개월 전 회사로부터 해고통지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직장을 잃은 사실을 차마 식구들에게 말을 못하고 부인이 싸주는 도시락을 챙겨서 하루 종일 공원에 있다가 퇴근시간이 되면 다시 집으로 향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어머님께 만큼은 자신의 해고사실을 알릴 수 없었다고 했다. 아버지가 모든 수모를 다 겪으면서도 그래도 또 아침이면 직장을 나가 애써 웃으며 회사의 상관이나 고객들을 맞이하는 것도 가정때문이 아닌가? 회사운영이 어렵다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덜컹! 그래서 우리 아버지들의 술잔은 술이 반, 눈물이 반이라고 하지 않나? 지금 쯤 신문기사의 神士는 세상을 떠났을 것이고 눈물어린 밥을 먹던 셋방의 아이들도 당시 아버지의 눈물을 아는 듯 모르는 듯 벌써 중년을 넘기고 있을 것이다. 뒤늦게나마 미국에서는 유월 세번째 일요일을 '아버지의 날'로 기리고 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닉슨이 1972년 '아버지의 날"을 법으로 제정하여 국가공휴일로 지정한 바 있다. 그런데 이땅은 그나마 '아버지의 날'도 없이 '어버이의 날'로 얼렁뚱땅 넘어가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땅의 아버지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이랴! '여보 당신 수고했어' 아니면 ' 아버지 그 동안 고생 많았어요' 면 다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이제 와 하루 三食이면 구박덩어리가 되어 빨리 나가라고 야단이며 돈을 더 벌어오라고 재촉하는 부인들이 있어 다시 생활전선을 기웃거리는 老醫師들도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으며 눕기만 하면 빨리 죽지않는다고 자식들이 성화인 시대가 되었으니 이땅의 아버지들은 마냥 서글프기만 하다. 6/17/2025 /박인철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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