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풍전타(見風轉舵) /
바람을 보고 배의 키를 돌려야 한다.
중국에 있는 어떤 기업체의 사장이
중요한 일을 맡길 사람이 한 명 필요해서
모집 광고를 냈더니 세 명이 응모하였다.
한 사람은 일류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강한 자존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두번째 사람은 괜찮은 대학을 졸업하고
여러 기업체에서 근무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은 사람으로
현장업무능력을 자부하는 사람이었다.
세 번째 사람은 보통 정도의 대학을
졸업한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그렇게 넉넉하지 않은 가정에서
많은 가족 속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의 잔소리를
끊임없이 들어서 사람 사는 도리를
어느 정도 아는 성실한 청년이었다.
면접시험을 사장이 직접 보는데,
사장실에 있던 소파나 의자를 다 치워버리고,
의자 몇 개를 사장실에 들어오는 복도 옆에 놓아두었다.
주의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볼 수 있도록.
첫 번째 일류대학 졸업생이 들어왔다.
사장이 “앉으시지요”라고 권했다.
그러나 주위를 돌아보니 의자가 없었다.
그런데도 사장은 두 번 세 번 “앉으시지요”라고 하기에,
그는 “앉을 의자가 없는데,
어떻게 앉습니까?”라고 반문하였다.
사장은 몇 가지 물어보고 면접시험을 끝냈다.
다음에 경험 많은 사람이 들어왔다.
사장은 똑같이 “앉으시지요”라고 권했다.
그러자 그 사람은 “괜찮습니다”라고
세련된 말투로 대답했다.
계속해서 앉으라고 권하자,
“저는 평소에 서 있는 것이 습관이 되어
다리가 튼튼합니다”라며
사장의 비위를 맞추기에 급급하였다.
마지막으로 평범한 대학 졸업생이 들어왔다.
사장이 여전히 “앉으시지요”라고 권했다.
이 사람이 주위를 둘러보니 의자가 없었다.
그러자 “잠깐 나가서
의자를 갖고 와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사장이 허락하자,
밖에 나가서 아까 들어올 때
보아 두었던 의자를 들고 와 앉아서
사장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당연히 세 번째 사람이 채용되었다.
첫 번째 사람은 일류대학 우등졸업생이라는
자존심이 강했으므로 자기 실력에 대한
대접만 받을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두 번째 사람은 연마한 현장경험이
진정한 경험이 아니고
윗사람 비위 맞추는 능력만 키운 것이다.
세 번째 평범한 대학 졸업생은
대가족 제도에서 많은 가족들과 생활하다 보니,
특별한 대우를 받을 수도 없었고,
물질적으로 풍족하지도 못했을 것이기에,
현실대응 능력,
즉 융통성(融通性)이 뛰어났던 것이다.
유능한 선장은 배를 운항하는
원리에만 능한 것이 아니라,
돌변하는 위기상황에 잘 대처하여
언제나 배를 안전하게 운항하는 것이다.
예상하지 못한 난관에 봉착했을 때
그 해결 방법은 어떤 책에도 쓰여 있지 않고,
어떤 사람도 말해 주지 않는다.
옛날 어른들은,
“사람은 영대(靈臺)가 뚫려야 한다”라는
말을 자주 했는데, 영대란 곧 ‘마음’이다.
‘마음으로 원리를 통해야 무슨 일이든지
잘 처리해 나갈 수 있다’라는 뜻이다.
견풍사타(見風使舵 )
바람을 보고 키를 부린다, 라는 말도 같은 뜻이다.
[ 받은 글 ]
🌶 고 추 장 🌶 고추장에 관해서 특별한 체험이 있다. 뜻하지 않게 갈비뼈가 부러져 응급실에 실려갔을 때의 일이다. 한개도 아니고 열개씩이나 골절되어 꼼짝달싹을 못하고 아편으로 통증을 겨우 견디고 있었다. 그런데 혈압이 올라가고 혈당이 올라가 혼수지경에 이르니 보통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내도 어떻해서든지 날 살려보려고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해왔지만 모두가 헛수고일 뿐이었다. 나 또한 집사람을 혼자 살게 만들면 천벌을 받겠기에 열심히 음식을 먹으려 애를 썼지만 구역질만 더 할 뿐이었다. 여행다닐 때 고추장 단지를 꾀차고 다니며 햄버거에 발라먹던 생각이 나서 고추장을 가져다달라고 부탁했다. 고추장을 죽에 넣어 먹으니 신통하게 잘 넘어가는데 그 맛 또한 기가막혀 부글거리는 뱃속까지 편안해졌다. 덕분에 문병오는 사람마다 고추장 단지를 가져오는 바람에 고추장 벼락을 맞을 지경이 되었다. 그 후로는 고추장 단지가 내 식탁에 주인이 되었다. 고추장에 무슨 성분이 들어 있고 무슨 작용을 하는지는 몰라도 신통하기 짝이 없었다. 소태 같던 입맛이 꿀맛이요, 구역질도 잠잠해지고 느글거리던 뱃속까지 고분고분 고추장말을 잘 들으니 과연 고추장의 위력이 대단하다. 내 미국 친구들이 겨울만 되면 단골처럼 감기로 골골대고 있을 때 나는 감기가 뭔지도 모르고 지내고 있다. 그들이 날보고 너는 어떻게 감기 한 번 안걸리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내가 건강한 것은 김치 파워야. 너희들도 김치를 먹어라." 하고 자랑을 했는데 이제는 고추장의 효능이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어린 아기를 달랠 때 호랑이 나온다 하면 뚝 그치고, 순사 온다 하면 뚝 그치듯이 뱃속이 앙탈을 부리면 고추장 먹는다 하면 조용해 질 것 같다. 고추는 남미와 아프리카가 원산지란다. 고추의 매운 맛은 알카로이드의 일종인 캡사이신 때문이란다. 이 캡사이신이 자극을 주어 발효작용을 해서 감기 열을 내리기도 하고 위도 자극해서 위액 분비를 촉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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