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진면목“

"진면목" / "Who sees the human face correctly; the photographer, mirror, or painter?"......Pablo Picasso (1881-1973) '누가 인간의 얼굴을 제일 정확히 볼까? 사진사, 거울 혹은 화가일까?'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 그림이 한점 있는데 명화라는 것이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소녀와 거지' 라는 제목의 그림인데 어느 불란서 화가의 작품으로 기억한다. 저녁 때가 되었다. 하루 종일 일을 하고 들어온 가장이 방에서 저녁식사를 기다리는데 음식을 준비하는 어머니에게는 빵이 한조각 밖에는 없다. 소녀는 어머니의 부엌일을 돕고 있는데 때마침 거지 하나가 남루한 차림에 다 쓰러져가는 모습으로 부엌문에 기대어 한끼를 부탁한다. 소녀는 이 가냘픈 모습의 걸인에게 빵 한조각을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여 어머니의 눈치를 보는데 하루 종일 일을 하고 들어온 남편에게 줄 마지막 한 덩어리의 빵을 놓고 남편과 며칠을 못 먹었을 걸인 사이에서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되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소녀의 마음은 걸인에게 기울고 있으나 이 처절한 순간을 남편이요 아버지는 모르고 있다. 빵 한덩어리를 두고 세사람 이 겪는 갈등의 순간을 출연진의 얼굴을 통하여 화가는 오묘한 방법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십세기를 산 화폭의 거장이 본문에서 던지는 화두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 많은 독자들은 사진이 가장 정확하게 인간의 얼굴을 묘사할 것이라는 답을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럴까? 사진은 그 순간에 얼굴을 흐르는 표정만을 담을 뿐이며 당시의 조명이나 본인의 감정 등에 따라 크게 왜곡될 수 있다. 또 사진에만 익숙했던 경우 실물을 보고 실망한 경우를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그럼 거울은 어떤가? 거울은 자신을 보는 일이며 남의 얼굴을 거울에 비추어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본다는 것은 얼마나 주관적인가? 원숭이가 인간보다 위대한 점 하나는 원숭이는 거울을 보며 원숭이를 보는데 있다고 했다. 거울 속의 얼굴은 자신의 얼굴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내재하고 있는 자신의 정신상태를 보는 것이어서 기쁜 순간에는 미인을 보며 슬픈 순간에는 비극의 주인공을 보며 악한 마음을 품고 있는 순간에는 악인을 보게 된다. 따라서 거울 속에 비치는 얼굴같이 왜곡된 인간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길이 없다. 그럼 화가는 무엇을 보고 화폭에 담는 것일까? 사물을 눈으로만 볼 때는 사물의 반밖에는 볼 수 없으며 가슴으로 볼 때 비로소 전부를 볼 수 있다. 한 인간의 얼굴은 그가 걸어온 인생역정을 그려내는 이력서 같은 것이다. 그 얼굴에는 그의 학문의 정도, 겪어온 고난의 여정 그리고 출생에 얽힌 비화나 경제능력의 정도와 행복여부 등이 아주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그 이력서는 가슴으로 볼 때만 비로소 해석이 가능한 법이다. 뙈약볕에 쪼그리고 앉아 밭일을 하고 있는 어느 촌락의 할머니를 그려보자. 단지 농사일을 하는 주름진 얼굴의 할머니를 그릴 때 화가는 그저 미술학도 일 뿐이다. 그러나 그녀의 쪼그라든 작은 왜소한 체구가 일생 견뎌온 질곡의 삶 그리고 어딘가에서 거친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르는 아들에 대한 걱정과 근심 혹 이번 추석엔 한번 다녀갈까를 은근히 고대하는 어머니의 가슴에는 피가 고여 흐르고 있다. 어제는 93세의 6남매의 어머니를 가족들이 전부 모인 가운데 운명하시도록 했다. 남쪽나라 어느 시골 마을에서 일찌기 어르신을 여의고 홀로 6남매를 기르신 그 질곡의 삶은 어머니의 주름진 얼굴과 쪼그라든 육신에서 볼 수 있었다. 내가 화가라면 6남매와 장손에 둘려싸여 돌아가시는 한 여인의 장렬한 죽음을 화폭에 담고 싶었다. 누가 그린 그림이 명화로 탄생할까? 따라서 피카소가 묻는 질문에 대한 답에서 그는 화가를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매 사물 또는 내가 대하는 인간들을 가슴으로 보도록 하자! 진정한 사랑은 대상을 이해할 때만 가능하며 그 이해는 가슴으로 볼 때만 가능하다. 9/13/2024 박인철 씀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어느 선술집 벽에 있는 낙서/일본

일본에 주재원으로 23년 살다온 친구가 12월 초에 일본으로 여행을 갔다가 어느 선술집 벽에 있는 낙서를 사진으로 찍어서 번역해준 건데 웃기면서도 의미가 심장합니다.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두 줄 읽고 웃고, 두 줄 읽고 무릎 치고... 와, 뭔가 조금은 통달한 '꾼'이 끄적거린 거 같습니다. <18 81="">  사랑에 빠(溺)지는 18세  욕탕서 빠(溺)지는 81세  도로를 폭주하는 18세  도로를 역주행하는 81세  마음이 연약한 18세  온뼈가 연약한  81세  두근거림 안멈추는 18세  심장질환 안멈추는 81세  사랑에 숨막히는 18세  떡먹다 숨막히는 81세  수능점수 걱정하는 18세  '혈당/압'치 걱정의 81세 아직 아무것 모르는 18세 벌써 아무것 기억無 81세  자기를 찾겠다는 18세  모두가 자기를 찾고 있는  81세. ———-!———!—— 몸에좋고 인생에 좋은 피자 열판 보내드립니다. 계산은 제가 하겠습니다. 허리피자 가슴피자 어깨피자 얼굴피자 팔다리피자 주름살피자 내형편피자 내인생피자 내팔자피자 웃음꽃피자 오늘부턴 신년까지 늘 웃음과 행복한 일만 가득하세요.**

🌶 고 추 장  🌶

🌶 고 추 장  🌶 고추장에 관해서 특별한 체험이 있다. 뜻하지 않게 갈비뼈가 부러져 응급실에 실려갔을 때의 일이다. 한개도 아니고 열개씩이나 골절되어 꼼짝달싹을 못하고 아편으로 통증을 겨우 견디고 있었다. 그런데 혈압이 올라가고 혈당이 올라가 혼수지경에 이르니 보통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내도 어떻해서든지 날 살려보려고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해왔지만 모두가  헛수고일 뿐이었다. 나 또한 집사람을  혼자 살게 만들면 천벌을 받겠기에 열심히 음식을 먹으려 애를 썼지만 구역질만 더 할 뿐이었다. 여행다닐 때 고추장 단지를 꾀차고 다니며 햄버거에 발라먹던 생각이 나서 고추장을 가져다달라고 부탁했다. 고추장을 죽에 넣어 먹으니 신통하게 잘 넘어가는데 그 맛 또한 기가막혀 부글거리는 뱃속까지 편안해졌다. 덕분에 문병오는 사람마다 고추장 단지를 가져오는 바람에  고추장 벼락을 맞을 지경이 되었다. 그 후로는 고추장 단지가 내 식탁에 주인이 되었다.   고추장에 무슨 성분이 들어 있고 무슨  작용을 하는지는 몰라도 신통하기 짝이 없었다. 소태 같던 입맛이 꿀맛이요,  구역질도 잠잠해지고 느글거리던  뱃속까지 고분고분 고추장말을 잘 들으니 과연 고추장의 위력이 대단하다. 내 미국 친구들이 겨울만 되면 단골처럼 감기로 골골대고 있을 때 나는 감기가  뭔지도 모르고 지내고 있다.  그들이 날보고 너는 어떻게 감기 한 번 안걸리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내가  건강한 것은 김치 파워야.  너희들도 김치를 먹어라." 하고  자랑을 했는데 이제는 고추장의 효능이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어린 아기를 달랠 때 호랑이 나온다 하면 뚝 그치고, 순사 온다 하면 뚝 그치듯이 뱃속이 앙탈을 부리면 고추장 먹는다  하면 조용해 질 것 같다.  고추는 남미와 아프리카가 원산지란다. 고추의 매운 맛은 알카로이드의 일종인 캡사이신 때문이란다. 이 캡사이신이  자극을 주어 발효작용을 해서 감기 열을 내리기도 하고 위도 자극해서 위액 분비를 촉진해

나도 청어로 살고 싶다..!

나도 청어로 살고 싶다..! / < 청 어 > ※ 청/년처럼 사는 어/르신 ※ 나이 80·90·100세 되어도 청년처럼 사는 어르신을 줄여서 ‘청어’라고 한다. 청어는 나도 모르게 존경심 우러나는 어르신으로 긍정적 열정과 미래 호기심이 가득하다. ‘청어 DNA’를 심고 가꿔야 내 마음속 청어 떼가 뛰논다고 생각한다. 건강 백세라는 말이 실감나는 세상이다. 여러분이 잘 아는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은 올해 104세 이신데 열심히 강의하고 신문 칼럼을 쓰신다. 요즘도 서울 뿐만 아니라 지방까지 강의가 있어 KTX를 타러 서울역에 자주 가신다고 한다. 100세가 넘으신 분이 서울에서 저녁 강의를 하고 곧바로 열차로 포항에 가서 잠깐 주무시고 조찬 강의를 하신다니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청어처럼 사는 또 다른 사람은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다. 지난해 말에 ‘길을 묻다’ 라는 자전적 책을 내셨는데 큰 화제가 됐다. 시골 소녀가 큰 뜻을 품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가고 미국 유학 후 귀국해 길병원을 열어 의술을 펼친 이야기부터 가천대를 명문대로 키우기까지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총장의 인생철학은 ‘박애’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꾸준히 박애를 실천하려면 먼저 스스로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이 총장은 남들보다 수십 배 더 노력하며 역량과 성과를 쌓아온 분이다. 도전과 열정의 화신이다. 이길녀 총장은 젊은이와 대화를 좋아한다. 대화 내용도 70% 이상이 미래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새로운 인재 교육의 방향, 새롭게 펼쳐지는 바이오산업과 우주산업, 대학의 미래상 등을 말씀하시고 끝없이 질문한단다. 그녀의 나이는 올해 92세이다. 나이가 80~90세가 되어도 청년처럼 사는 분이 늘어난다. 넓고 푸른 바다를 마음껏 헤엄치는 등푸른 생선 청어(靑魚)가 저절로 떠 오른다. 청년처럼 사시는 어르신 ‘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