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분이
함께 하심을 믿는다..//
종종 아니 자주 그 분의
현존을 잊고 지내기도 하나,
그 분의 현존이 나의
기억이나 자각의 흐름 따라
함께 생성되고 소멸되는
것이 아니니,
내가 의식할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
언제나 그분이 함께 하심을 믿는다.
한때는 그분의 존재성을
확인할 방도가 없다고
현존을 불신하던 시절에
의심과 방황, 추락,
나약함, 이기주의, 독단
등의 중독에 빠져
내 스스로를 방치한 채
나를 흔들리는 세상 속으로
무작정 던져버렸던 때가 있었다.
우리가 사는 차원과
확인방식의 잣대로
이미 차원을 초월해 계신
그분을 확인하고
경험하기를 원했었기에….
그런데, 어디 그분이
보는 것을 통해,
듣는 것을 통해,
만지는 것을 통해
경험될 분이던가?!
그분의 현존 방식은
'이미 그리고 언제나'
초차원적인 방식으로
우리와 함께 해 오셨는데 말이다.
그분에 대한 앎은 갈수록
희미한 앎으로 확대된다.
자꾸 알려하면 할수록,
그래, 난 그분을 모른다.
갈수록 책제목처럼
'오직 모를 뿐'이란
것만이 알아진다.
째즈 음악은 듣는 게 아니라,
느껴야 하는 거라고
누군가 그랬지.
그래, 난 그분을 느낀다.
그리고 믿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오감이 맞닿아 열리는
느낌의 통로가 아닌,
감각차원도 초월한
- 순한 믿음에 근거한 -
그 무엇이니, 언어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분 안에 들어 온 나,
내 안에 들어오신 그분!-
얼마나 아름다운 접속이며,
조화로운 경험이던가!
한참을 이 경이롭고
아름다운 느낌 속에,
현상 속에 깊게 묻혀 본다.
그것은 끝없는 기쁨의 침묵이며,
소리 없는 노래이며,
움직임 없는 춤이다.
그리고, 다시 떠오름
내가 그분이 되어 사는 삶이
어찌 귀하지 않겠는가?
보는 눈길, 닿는 손길,
울리는 소리,
끌어안는 가슴,
가는 걸음걸음이 환희요 감사다.
가볍고 자유롭고 충만한 기쁨…
그리고 귀한 체험.
그분이 나를 사시니,
내가 힘겨워 할 일이 없다.
어딜 가도 혼자가 아니며,
든든하게 따뜻하게
날 지키시며 언제나
동행하시는 그분.
우리가 하나로 같이
맞이하는 일상이
그저 아름답고 복되구나.
🌶 고 추 장 🌶 고추장에 관해서 특별한 체험이 있다. 뜻하지 않게 갈비뼈가 부러져 응급실에 실려갔을 때의 일이다. 한개도 아니고 열개씩이나 골절되어 꼼짝달싹을 못하고 아편으로 통증을 겨우 견디고 있었다. 그런데 혈압이 올라가고 혈당이 올라가 혼수지경에 이르니 보통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내도 어떻해서든지 날 살려보려고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해왔지만 모두가 헛수고일 뿐이었다. 나 또한 집사람을 혼자 살게 만들면 천벌을 받겠기에 열심히 음식을 먹으려 애를 썼지만 구역질만 더 할 뿐이었다. 여행다닐 때 고추장 단지를 꾀차고 다니며 햄버거에 발라먹던 생각이 나서 고추장을 가져다달라고 부탁했다. 고추장을 죽에 넣어 먹으니 신통하게 잘 넘어가는데 그 맛 또한 기가막혀 부글거리는 뱃속까지 편안해졌다. 덕분에 문병오는 사람마다 고추장 단지를 가져오는 바람에 고추장 벼락을 맞을 지경이 되었다. 그 후로는 고추장 단지가 내 식탁에 주인이 되었다. 고추장에 무슨 성분이 들어 있고 무슨 작용을 하는지는 몰라도 신통하기 짝이 없었다. 소태 같던 입맛이 꿀맛이요, 구역질도 잠잠해지고 느글거리던 뱃속까지 고분고분 고추장말을 잘 들으니 과연 고추장의 위력이 대단하다. 내 미국 친구들이 겨울만 되면 단골처럼 감기로 골골대고 있을 때 나는 감기가 뭔지도 모르고 지내고 있다. 그들이 날보고 너는 어떻게 감기 한 번 안걸리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내가 건강한 것은 김치 파워야. 너희들도 김치를 먹어라." 하고 자랑을 했는데 이제는 고추장의 효능이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어린 아기를 달랠 때 호랑이 나온다 하면 뚝 그치고, 순사 온다 하면 뚝 그치듯이 뱃속이 앙탈을 부리면 고추장 먹는다 하면 조용해 질 것 같다. 고추는 남미와 아프리카가 원산지란다. 고추의 매운 맛은 알카로이드의 일종인 캡사이신 때문이란다. 이 캡사이신이 자극을 주어 발효작용을 해서 감기 열을 내리기도 하고 위도 자극해서 위액 분비를 촉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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