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서신 - 10월14일 (수)
남수단에서 의료선교사로 활동했던 고 이태석 신부의 전기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하루는 그가 운영하는 진료소에 마뉴알이라는 군인이 다리에 총상을 입고 한밤중에 실려 왔습니다. 군복을 입고 있어 당연히 성인인 줄 알았는데 날이 밝고 보니 열네댓 살 정도밖에 되지 않는 소년 병사였습니다. 마뉴알의 눈에서는 살기가 돌았습니다. 2개월 동안 치료를 받으면서 그는 단 한 번도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않았고, 이태석 신부를 대할 때도 마치 적을 대하듯 했습니다.
마뉴알은 9살 때 끌려가 모진 매를 맞으며 자기 키와 비슷한 총을 메고 군사 훈련을 받았습니다. 사람을 죽이고, 죽은 사람을 너무 쉽게 취급하는 전쟁터의 참상을 어린이가 보며 자란 것입니다. 지난 6년간 단 한 번도 울지 않았던 이 아이가 어느 날 술에 취해 울며 이 신부에게 자신의 과거를 다 털어놓았습니다. 빼앗긴 어린 시절이 너무나 억울하다며 늦었지만 다른 아이들처럼 학교에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태석 신부는 군대와 잘 협상해서 그 아이를 다시 군대로 돌려보내지 않고, 그가 원하는데로 학교를 가도록 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마뉴알은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이태석 신부가 잠시 귀국했을 때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세상을 떠나자 그가 시작한 톤즈마을의 브라스밴드가 정부 초청으로 ‘파더 쫄리 (John Lee)’의 나라를 방문했습니다. 이태석 신부 묘 앞에서 29명 밴드 멤머는 고향의 봄을 연주하며 그들을 사랑했던 사람을 기억했습니다. ‘진짜 아버지 같았는데 … 그리워요’하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태석 신부는 영원히 그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사랑보다 더 강한 힘은 없습니다. 사랑은 영원합니다.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는 (고전 13:13) 말씀이 하나도 틀리지 않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주 안에서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송민호 목사
🌶 고 추 장 🌶 고추장에 관해서 특별한 체험이 있다. 뜻하지 않게 갈비뼈가 부러져 응급실에 실려갔을 때의 일이다. 한개도 아니고 열개씩이나 골절되어 꼼짝달싹을 못하고 아편으로 통증을 겨우 견디고 있었다. 그런데 혈압이 올라가고 혈당이 올라가 혼수지경에 이르니 보통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내도 어떻해서든지 날 살려보려고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해왔지만 모두가 헛수고일 뿐이었다. 나 또한 집사람을 혼자 살게 만들면 천벌을 받겠기에 열심히 음식을 먹으려 애를 썼지만 구역질만 더 할 뿐이었다. 여행다닐 때 고추장 단지를 꾀차고 다니며 햄버거에 발라먹던 생각이 나서 고추장을 가져다달라고 부탁했다. 고추장을 죽에 넣어 먹으니 신통하게 잘 넘어가는데 그 맛 또한 기가막혀 부글거리는 뱃속까지 편안해졌다. 덕분에 문병오는 사람마다 고추장 단지를 가져오는 바람에 고추장 벼락을 맞을 지경이 되었다. 그 후로는 고추장 단지가 내 식탁에 주인이 되었다. 고추장에 무슨 성분이 들어 있고 무슨 작용을 하는지는 몰라도 신통하기 짝이 없었다. 소태 같던 입맛이 꿀맛이요, 구역질도 잠잠해지고 느글거리던 뱃속까지 고분고분 고추장말을 잘 들으니 과연 고추장의 위력이 대단하다. 내 미국 친구들이 겨울만 되면 단골처럼 감기로 골골대고 있을 때 나는 감기가 뭔지도 모르고 지내고 있다. 그들이 날보고 너는 어떻게 감기 한 번 안걸리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내가 건강한 것은 김치 파워야. 너희들도 김치를 먹어라." 하고 자랑을 했는데 이제는 고추장의 효능이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어린 아기를 달랠 때 호랑이 나온다 하면 뚝 그치고, 순사 온다 하면 뚝 그치듯이 뱃속이 앙탈을 부리면 고추장 먹는다 하면 조용해 질 것 같다. 고추는 남미와 아프리카가 원산지란다. 고추의 매운 맛은 알카로이드의 일종인 캡사이신 때문이란다. 이 캡사이신이 자극을 주어 발효작용을 해서 감기 열을 내리기도 하고 위도 자극해서 위액 분비를 촉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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