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용기
이어령 씨가 문화부장관으로 있을 때,
외무부에서 유엔본부에 전시할
문화재를 모집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문화재로 할지는
문화부의 소관이었습니다.
그런데, 외무부는 제멋대로
‘신라금관’으로 정하고
문화부에 사후 통보했습니다.
이 장관은 크게 분노하면서
직접 대통령에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대통령은 이 장관의 말이 옳다 여기고
외무부장관에게“이 장관 의견대로 하라”
고 지시했습니다.
이 장관은 의기양양하게 돌아서는데,
대통령이 말했습니다.“이 장관,
혹시 제 좌우명을 아시나요,
참용기입니다. 참자,
용서하자, 기다리자.
그렇게 평생 하다 보니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이 장관이 붉어진 얼굴로 돌아보는데,
노태우 대통령이 엷은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이어령 박사가 직접 밝힌 이야기입니다.
그 누구나 자기 생각과 의견이 있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물러설 줄
아는 용기도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습니다.
물러서면, 자존심이 훼손되는
줄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노태우 전 대통령은
‘참고, 용서하고,기다리는 것’이
‘참용기’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이 광야에서40일 금식한 후에
마귀의 시험을 받게 되는데,
마귀는 예수님의 자존심을 건드려서
무너뜨리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 자존심을 버림으로써
마귀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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