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은 신이 주신 것 바르게 사용하는 것"
다저스 에이스 커쇼의 신앙 고백
"신앙은 나의 재능 달리 보게 해"
커쇼의 삼진, 경기 관전 포인트
[LA중앙일보]
발행 2017/09/29 미주판 6면
기사입력 2017/09/28 21:44
커쇼와 아내 엘렌 멜슨이 선교를 가서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 [AP] |
단순해 보여도 선뜻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LA다저스의 에이스 투수 클레이튼 커쇼(작은 사진)가 자신의 신앙관을 통해 인생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26일 크리스천포스트는 라디오 프로그램 '페이스 온 더 필드'와 커쇼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커쇼는 인터뷰에서 "크리스천은 세상이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어떤 것인지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커쇼는 "기독교 신앙은 예수의 가치와 그것을 통한 삶의 방식을 세상에 보여주는 것"이라며 "사람들이 나에게 왜 하나님을 위해 사느냐고 묻는다면 나의 믿음을 고백하고 그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산다"고 말했다.
커쇼는 기독교 신앙이 자신이 가진 야구 재능에 대한 관점을 달리 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나는 어렸을 때부터 기독교 가정안에서 신앙적인 교육을 받으면서 자랐지만 고등학교 때까지는 솔직히 그 의미에 대해 잘 몰랐다"며 "그러나 신앙을 통해 나의 재능과 성공이 나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받은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고 전했다.
커쇼는 10살 때 부모가 이혼하고 어머니 매리언 로빈슨이 키웠다. 홀어머니의 고생을 보면서 커쇼는 늘 성실하게 생활하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부자가 되기보다는 야구를 통해 어머니가 지닌 삶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덜고 싶어했다. 커쇼가 대학을 포기하고 곧바로 프로로 진출한 이유였다.
당시 계약금으로 받은 금액이 230만 달러. 그때 커쇼 영입을 주장했던 구단 관계자가 커쇼에게 "계약금으로 무슨 차를 사겠느냐"고 물었더니 커쇼는 "픽업 트럭을 사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통 잘 나가는 신인들은 계약금으로 스포츠카를 사는데 커쇼의 대답을 듣고나서 '이 정도면 정신 상태는 됐다'고 확신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커쇼의 자선 활동도 유명하다. 현재 커쇼는 '커쇼 챌린지'라는 자선 단체를 만들어 세계 여러 나라의 불우한 아이들을 돕고 있다. 2010년에는 결혼 직후 신혼여행을 포기하고 아내 엘렌 멜슨과 함께 잠비아로 봉사활동 및 선교를 떠나기도 했다.
커쇼의 삼진도 특별하다. 그는 현재 등판하는 경기마다 삼진당 500달러를 모아 기부금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커쇼는 본인의 자선활동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커쇼는 "내가 하는 건 '자선'이 아니라 그냥 하나님이 내게 주신 것들을 바르게 사용하는 것뿐"이라며 "우리는 단지 청지기로서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고 하나님을 위해 사용되는 그릇"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가치관이 난립하는 시대 속에서 커쇼는 본인의 기독교적 가치관을 피력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을까.
커쇼는 "많은 사람이 나를 지켜보고 있는데 그들에게 모두 기독교 신앙을 전할 수도 없고 그들을 변화시키는 건 내가 아닌 전적으로 하나님께 속한 일"이라며 "나는 그저 기독교인이 어떻게 사는가를 보여주고 오직 천국으로 가는 진정한 진리는 예수라는 것을 고백할 뿐"이라고 말했다.
LA다저스는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월드시리즈 제패를 노리고 있다. 커쇼가 잡아내는 특별한 삼진을 보는 것도 플레이오프의 색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커쇼는 야구 뿐 아니라 신앙도 에이스기 때문이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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