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묻거든
얘야
묻지 말거라
인생을 알려면
세월에게 물어보렴
얘야
묻지 말거라
그걸 알려고
사계절을 살아봤는데
다시 오는 계절은
또 다른 대답을 가져다 주는구나
해마다 같은 꽃이 피고
해마다 같은 바람이 불고
해마다 같은 비가 오는데
나이가 들수록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니
내가 정답을 말해줄 수가 없구나
얘야
묻지 말거라
배운 게 있다면
수학 공식은 알려줄 수 있겠고
들은 게 있다면
아는 것은 가르쳐 줄 수 있으나
인생만큼은
내가 가르쳐 줄 게 없구나
똑같은 사람이라면
내 너에게 내가 실패한 것을 말해줄 수 있으나
사람은
저마다 달라서
보고 느끼는 것이 다르니
얘야
묻지 말거라
그저 세월에 가끔 힘들면
해님에게 물어서
방긋이 웃는 법을 배우고
그저 가슴이 아플 땐
살포시 내리는 빗물한테 배우고
고통을 잊고 싶을 땐
휘익하고 지나가는 바람에게 배워서
그렇게 세상을 살아가렴
혹시나 누가 묻거든
온 세상이 선생님이니
자연에게
배웠다고 전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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