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베이커스필드 두레마을에서 | 2017-08-24 |
지난 주일 밤비행기를 타고 미국 베이커스필드 두레마을로 왔다. 로스앤젤레스에서 2시간 거리인 이곳은 미국 서부의 곡창지대로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농토가 이어진다. 농토만 그렇게 넓은 것이 아니라 곳곳에 석유를 뽑아올리는 기계가 돌아가고 있다. 이곳에 두레는 1997년 7만2천 평의 농지를 구입하여 두레마을을 세웠다.
밭에는 대추나무와 감나무, 포도밭이 있고 도라지를 심은 밭이 6에이커이다. 베이커스필드는 토양의 비옥지수가 높은데다 일조량이 많아 여섯 달 자란 도라지가 한국에서 6년 자란 도라지만큼이나 자란다. 오늘 뜨거운 한낮을 피해 도라지 밭에서 김매기를 하며, 과일이든 채소든 약초든 농산물 생산에는 미국의 경쟁력을 당할 재간이 없음을 실감하였다.
이런 미국과 농업을 경쟁하려면 한국 농민들은 비상한 상상력과 과학정신 그리고 개척정신을 갖추어야 한다. 나는 스위스의 네슬레(NESTLE) 식품을 늘 생각한다. 스위스의 자연환경은 농업이 불가능하지만, 그런 곳에서 자라 세계로 발을 뻗은 식품회사 네슬레는 세계 102개국에 식품공장을 세우고 연 20조가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네슬레가 다른 나라 식품회사들과 차별화를 이루는 특기가 무엇인가? 자연, 무공해, 인류건강을 돕는다는 운영지침이다. 네슬레는 세계 곳곳에 있는 하청회사 중 조금이라도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곳과는 계약을 당장 취소한다. 철저한 품질관리가 그들의 자랑이자 경쟁력이다.
나는 오늘 베이커스필드 도라지 밭에서 김매기를 하며 생각했다.
"스위스 사람이 하는 일을 한국인이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스위스만이 아니다. 사막에서 꽃을 피운 이스라엘 농업이 있고, 히스 황무지에서 낙농국가를 일으킨 덴마크의 농업이 있다. 그리고 바다보다 낮은 소금 땅에서 농산물 수출 세계 3위를 기록하는 네델란드가 있다. 이스라엘의 전 수상 페레스가 한 말이 있다.
"농업은 95%가 과학과 기술이다. 농업노동은 5%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기에 한국의 농민은 과학자가 되어야 하고 기술자가 되어야 한다. 첨단 IT 장비도 다룰 수 있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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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추 장 🌶 고추장에 관해서 특별한 체험이 있다. 뜻하지 않게 갈비뼈가 부러져 응급실에 실려갔을 때의 일이다. 한개도 아니고 열개씩이나 골절되어 꼼짝달싹을 못하고 아편으로 통증을 겨우 견디고 있었다. 그런데 혈압이 올라가고 혈당이 올라가 혼수지경에 이르니 보통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내도 어떻해서든지 날 살려보려고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해왔지만 모두가 헛수고일 뿐이었다. 나 또한 집사람을 혼자 살게 만들면 천벌을 받겠기에 열심히 음식을 먹으려 애를 썼지만 구역질만 더 할 뿐이었다. 여행다닐 때 고추장 단지를 꾀차고 다니며 햄버거에 발라먹던 생각이 나서 고추장을 가져다달라고 부탁했다. 고추장을 죽에 넣어 먹으니 신통하게 잘 넘어가는데 그 맛 또한 기가막혀 부글거리는 뱃속까지 편안해졌다. 덕분에 문병오는 사람마다 고추장 단지를 가져오는 바람에 고추장 벼락을 맞을 지경이 되었다. 그 후로는 고추장 단지가 내 식탁에 주인이 되었다. 고추장에 무슨 성분이 들어 있고 무슨 작용을 하는지는 몰라도 신통하기 짝이 없었다. 소태 같던 입맛이 꿀맛이요, 구역질도 잠잠해지고 느글거리던 뱃속까지 고분고분 고추장말을 잘 들으니 과연 고추장의 위력이 대단하다. 내 미국 친구들이 겨울만 되면 단골처럼 감기로 골골대고 있을 때 나는 감기가 뭔지도 모르고 지내고 있다. 그들이 날보고 너는 어떻게 감기 한 번 안걸리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내가 건강한 것은 김치 파워야. 너희들도 김치를 먹어라." 하고 자랑을 했는데 이제는 고추장의 효능이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어린 아기를 달랠 때 호랑이 나온다 하면 뚝 그치고, 순사 온다 하면 뚝 그치듯이 뱃속이 앙탈을 부리면 고추장 먹는다 하면 조용해 질 것 같다. 고추는 남미와 아프리카가 원산지란다. 고추의 매운 맛은 알카로이드의 일종인 캡사이신 때문이란다. 이 캡사이신이 자극을 주어 발효작용을 해서 감기 열을 내리기도 하고 위도 자극해서 위액 분비를 촉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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