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김형태 칼럼] 사자소학(四字小學)을 통한 생활지도


[김형태 칼럼] 사자소학(四字小學)을 통한 생활지도

입력 : 2017.04.23 19:30

김형태 총장
우리 조상들도 사람의 도리를 가르치기 위한 기초교양 교육교과서를 갖고 있었다.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과 해선 안 될 일을 조목조목 정리해 어린이들의 인성 교육과 교양 교육 자료로 활용했던 것이다.


「천자문」처럼 네 글자씩 묶어서 외우기 쉽고 기억하기 좋은 음률 구성까지를 고려해 만든 것이다. 그것이 「사자소학」(四子小學)이다. 현대 생활 규범으로는 다소 어색한 것들도 있지만 그 기본 의도는 충분히 공감할만한 것들이다. 이제 그 구체적인 내용들을 소개해 보겠다.


①기유음식 불여물식(器有飮食 不與勿食/그릇에 음식이 담겨있어도 주시지 않으면 먹지마라)

②약득미미 귀헌부모(若得美味 歸獻父母/만약 맛있는 음식을 얻게 되면 집에 돌아와 부모님께 드려야 한다)

③의복수악 여지필착(衣服雖惡 與之必着/옷이 비록 나쁘더라도 주시면 반드시 입어라)

④음식수염 여지필식(飮食雖厭 與之必食/음식이 비록 싫더라도 주시면 반드시 먹어야 한다)

⑤부모무의 물사아의(父母無衣 勿思我衣/부모님이 의복이 없으시면 내 옷을 생각하지 마라)

⑥부모무식 물사아식(父母無食 勿思我食/부모님이 먹을 것이 없으시면 내 먹을 것을 생각지 마라)

⑦신체발부 물훼물상(身體髮膚 勿毁勿傷/몸과 머리칼과 피부를 훼손하거나 상하게 하지 마라)

⑧의복대화 물실물렬(衣服帶靴 勿失勿裂/옷과 허리띠와 신발을 잃어버리거나 찢지 마라)

⑨부모애지 희이물망(父母愛之 喜而勿忘/부모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잊지 말자)

⑩부모책지 반성물원(父母責之 反省勿怨/부모님께서 꾸짖으시면 반성하고 원망하지 마라)

⑪물등고수 부모우지(勿登高樹 父母憂之/높은 나무에 올라가지 마라 부모님께서 걱정하신다)

⑫물영심연 부모념지(勿泳深淵 父母念之/깊은 못에서 수영하지 마라 부모님께서 염려하신다)

⑬물여인투 부모불안(勿與人鬪 父母不安/남과 싸우지 마라 부모님께서 불안해하신다)

⑭실당유진 상필쇄소(室堂有塵 常必灑掃/집 안에 먼지가 있거든 항상 물 뿌리고 청소해라)

⑮사필품행 무감자전(事必稟行 無敢自專/일은 반드시 여쭈어 행하고 감히 제 멋대로 하지 마라)

⑯일기부모 기죄여산(一欺父母 其罪如山/단 한 번이라도 부모를 속이면 그 죄는 산과 같다)

⑰설리구순 맹종지효(雪裏求筍 孟宗之孝/눈 속에서 죽순을 구함은 맹종의 효도요)

⑱부빙득리 왕상지효(剖冰得鯉 王祥之孝/얼음을 깨고 잉어를 얻음은 왕상의 효도라)

⑲아신능현 예급부모(我身能賢 譽及父母/내 자신이 능히 어질면 그 칭찬이 부모에게 미친다)

⑳아신불현 욕급부모(我身不賢 辱及父母/나 자신이 어질지 못하면 그 욕이 부모에게 돌아간다)

㉑추원보본 제사필성(追遠報本 祭祀必誠/먼 조상을 추모하고 근본에 보답하며 제사는 반드시 정성껏 지내라)

㉒비유선조 아신갈생(非有先祖 我身曷生/조상님들이 없었으면 이내 몸이 어찌 생겼을까)

㉓사친여차 가위효의(事親如此 可謂孝矣/부모님 섬기기를 이와 같이 하면 비로소 효도라 말할 수 있다)

㉔불능여차 금수무이(不能如此 禽獸無異/능히 이와 같이 아니하면 짐승과 다를 바 없다)

㉕학우즉사 위국진충(學優則仕 爲國盡忠/배움이 넉넉하면 봉사하고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라)

㉖경신절용 애민여자(敬信節用 愛民如子/공경하고 신용을 지켜 절제함으로 백성을 사랑하길 친자식처럼 하라)

㉗인륜지중 충효위본(人倫之中 忠孝爲本/인간 윤리 가운데 충성과 효도가 기본이다)

㉘효당갈력 충즉진명(孝當竭力 忠則盡命/효도는 마땅히 힘을 다해야 하고 충성할 땐 목숨을 다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나라에 대한 애국심(忠)과 부모님에 대한 효도(孝)를 인간 도리의 근본으로 삼았다. 그래서 신라 화랑도 교육의 오계도 忠·孝·信·勇·仁이었고 조선시대 국가 운영 기본도 仁·義·禮·智·信으로 정했다.

김형태 박사(한국교육자선교회이사장)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어느 선술집 벽에 있는 낙서/일본

일본에 주재원으로 23년 살다온 친구가 12월 초에 일본으로 여행을 갔다가 어느 선술집 벽에 있는 낙서를 사진으로 찍어서 번역해준 건데 웃기면서도 의미가 심장합니다.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두 줄 읽고 웃고, 두 줄 읽고 무릎 치고... 와, 뭔가 조금은 통달한 '꾼'이 끄적거린 거 같습니다. <18 81="">  사랑에 빠(溺)지는 18세  욕탕서 빠(溺)지는 81세  도로를 폭주하는 18세  도로를 역주행하는 81세  마음이 연약한 18세  온뼈가 연약한  81세  두근거림 안멈추는 18세  심장질환 안멈추는 81세  사랑에 숨막히는 18세  떡먹다 숨막히는 81세  수능점수 걱정하는 18세  '혈당/압'치 걱정의 81세 아직 아무것 모르는 18세 벌써 아무것 기억無 81세  자기를 찾겠다는 18세  모두가 자기를 찾고 있는  81세. ———-!———!—— 몸에좋고 인생에 좋은 피자 열판 보내드립니다. 계산은 제가 하겠습니다. 허리피자 가슴피자 어깨피자 얼굴피자 팔다리피자 주름살피자 내형편피자 내인생피자 내팔자피자 웃음꽃피자 오늘부턴 신년까지 늘 웃음과 행복한 일만 가득하세요.**

🌶 고 추 장  🌶

🌶 고 추 장  🌶 고추장에 관해서 특별한 체험이 있다. 뜻하지 않게 갈비뼈가 부러져 응급실에 실려갔을 때의 일이다. 한개도 아니고 열개씩이나 골절되어 꼼짝달싹을 못하고 아편으로 통증을 겨우 견디고 있었다. 그런데 혈압이 올라가고 혈당이 올라가 혼수지경에 이르니 보통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내도 어떻해서든지 날 살려보려고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해왔지만 모두가  헛수고일 뿐이었다. 나 또한 집사람을  혼자 살게 만들면 천벌을 받겠기에 열심히 음식을 먹으려 애를 썼지만 구역질만 더 할 뿐이었다. 여행다닐 때 고추장 단지를 꾀차고 다니며 햄버거에 발라먹던 생각이 나서 고추장을 가져다달라고 부탁했다. 고추장을 죽에 넣어 먹으니 신통하게 잘 넘어가는데 그 맛 또한 기가막혀 부글거리는 뱃속까지 편안해졌다. 덕분에 문병오는 사람마다 고추장 단지를 가져오는 바람에  고추장 벼락을 맞을 지경이 되었다. 그 후로는 고추장 단지가 내 식탁에 주인이 되었다.   고추장에 무슨 성분이 들어 있고 무슨  작용을 하는지는 몰라도 신통하기 짝이 없었다. 소태 같던 입맛이 꿀맛이요,  구역질도 잠잠해지고 느글거리던  뱃속까지 고분고분 고추장말을 잘 들으니 과연 고추장의 위력이 대단하다. 내 미국 친구들이 겨울만 되면 단골처럼 감기로 골골대고 있을 때 나는 감기가  뭔지도 모르고 지내고 있다.  그들이 날보고 너는 어떻게 감기 한 번 안걸리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내가  건강한 것은 김치 파워야.  너희들도 김치를 먹어라." 하고  자랑을 했는데 이제는 고추장의 효능이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어린 아기를 달랠 때 호랑이 나온다 하면 뚝 그치고, 순사 온다 하면 뚝 그치듯이 뱃속이 앙탈을 부리면 고추장 먹는다  하면 조용해 질 것 같다.  고추는 남미와 아프리카가 원산지란다. 고추의 매운 맛은 알카로이드의 일종인 캡사이신 때문이란다. 이 캡사이신이  자극을 주어 발효작용을 해서 감기 열을 내리기도 하고 위도 자극해서 위액 분비를 촉진해

우리 아버지 마음 (실 화 (實話))

우리 아버지 마음 (실 화 (實話)) " 헤아릴수 없는 아버지의 마음 !" 나의 고향은 경남 산청이다. 지금도 첩첩산중에 상당히 가난한 곳이다. 그런데도 나의 아버지는 가정 형편도 안 되고 머리도 안 되는 나를 대도시 대구로 유학을 보냈다. 나는 대구 중학을 다녔는데 공부가 정말 하기 싫었다. 1학년 8반에서 나의 석차는 68/68, 68명 중에 꼴찌를 했다. 지독하게 부끄러운 성적표를 들고 고향으로 가는 어린 마음에도 그 성적표를 부모님께 내밀 자신이 없었다. 무학의 한을 자식을 통해서 풀고자 했는데, 맨 꼴찌라니...! 끼니도 제대로 못 잇는 소작농을 하면서도 아들을 중학교에 보낼 생각을 한 부모님을 떠올리면 도저히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잉크 지우개로 기록된 성적표를 1/68, 1등으로 고쳐 아버지께 보여 드렸다. 아버지는 초등 학교도 못다닌 무학이므로 내가 1등으로 고친 성적표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대구로 유학한 아들이 집으로 왔으니 친지들이 몰려와 말했다. "찬석이가 공부를 잘했더나 ? 아버지가 말했다. "앞으로 두고 봐야제, 이번에는 우짜다가 1등을 했는가배...!" "아들 하나는 잘 뒀구먼, 1등을 했으면 잔치를 해야제!" 그 당시 우리 집은 동네에서도 가장 가난한 집이었다. 이튿날 강에서 멱을 감고 돌아 오니, 아버지는 한 마리 뿐인 우리집 돼지를 잡아 동네사람들 모아 놓고 잔치를 하고 있었다. 그 돼지는 우리 집 재산목록 제 1호였다.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아부지 ~ !" 하고 불렀지만 다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는 밖으로 달려나갔다. 등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겁이 난 나는 강으로 가서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물속에서 숨을 안 쉬고 버티기도 했고... 주먹으로 내 머리를 쥐어 박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