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30]
가을 편지
가을 편지
이 형,
지금 서울은 한 여름이 갑자기 물러간 텅 빈 자리
사물들이 뚜렷이 윤곽을 드러내고
의식이 또렷해 지며
가을의 그 그리운 아픔이 찾아 듭니다.
머나먼 곳 그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자
성공의 자리를 박차고 길을 떠난
이 형이 그립습니다.
지금 이 땅은 지난 시대보다 더욱
물질적 성공과 승리주의에 빠져
양심도 품위도 이상도 잃어버린 채,
힘 있는 자들의 아집에 찬 논리와 독선과 권위주의의
짙은 먹구름이 곳곳을 덮고 있습니다.
그래서 특히 젊은이들과
힘이 없는 국민 다수는
꿈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성의 상징인 대학과
교수들마저도 꿈을 잃고
일용노동자처럼 취급되고,
일부 총장들마저 권력자들처럼
사유하고 행동합니다.
인간에 대한 사랑(휴머니즘)과
이 사랑에서 출발한 이상(꿈)을
어디서 키워낼지 고민스러운 밤입니다.
인간에 대한 사랑과 꿈을 가슴에 담고
펄펄 뛰던 이 형과 같은 이가
이곳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워집니다.
저 역시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고는 하지만
그저 간신히 연명하듯
사랑의 줄을 놓지 않고 견디는 형편입니다.
오늘도 붉은 피를 흘리고 십자가에 달린
그분의 그 뜨거운 사랑 앞에
애절히 무릎을 꿇고 사죄를 구할 뿐입니다.
이 형!
다시 만날 때까지 강건하시길 바랍니다.
<이주연>
*오늘의 단상*
배려는 품위와 존경을 불러옵니다.
<산>
상처투성이 예수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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