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8.28 23:16
"환자가 들어오면 2~3분 아무 말없이 봐요. 그렇게 보고 있으면 어디가 아픈지 알 수 있어요."
' 톤즈의 성자' 이태석 신부를 선종하기 4년 전 인터뷰한 저자는 기사에 안 쓴 '의사' 이태석의 면모를 전했다. 차트만 내려다보며 몇 마디 묻다 처방전 던져주는 일반 의사들과는 달랐다. 남들에게 사랑 쏟느라 자기 몸엔 암세포 퍼지는 줄 몰랐던 이 신부는 '이 생명 다하도록 불꽃을 피우리라' 노래하며 세상을 떠났다.
종교 전문기자가 써내려간 우리 시대 성자(聖者) 20인의 이야기다. 이태석 신부를 비롯해 선우경식 요셉의원 원장, 월주 스님, 김성수 주교, 박청수 교무 등 선한 세상 만들기 위해 헌신한 참종교인의 삶을 담백한 필치로 그렸다. '설악산 호랑이'로 불리는 오현 스님의 기행(奇行), 법정 스님의 '노처녀' 유머가 등장하고, 옥한흠 목사가 "나도 처자식만 없었다면" 하고 한탄한 사연이 나온다. 성직자들의 풋풋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김윤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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