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노 목사. ⓒ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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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종로 토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성노 목사는 “역사가 130년에 불과한 한국 개신교는 이미 답보와 위기에 직면했다. 이 같은 현실은 그 동안 계시와 성서에 대한 정직한 지식, 기독교의 오랜 전통, 교리들에 대한 바른 해석 없이 그야말로 모래 위에 집 짓는 일에만 열심을 낸 데 따른 필연의 결과라는 지적에 대해, 진심으로 동의해 마지않는다”면서 “이제 한국교회는 통렬한 자성을 바탕으로 성서와 교리에 보다 진지하게 접근하여, 기초부터 새롭게 점검하고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하나님께서는 선지자 호세아를 통해 ‘나는 인애를 원하고 제사를 원치 아니하며 번제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을 원하노라’ 말씀하신다. 성경은 절대 우리에게 맹신을 요구하지 않는다. 알고 믿으라고 한다. 하나님을 모르면 자기 편리한 대로 믿을 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제사를 드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지성을 요구하신다. 그분을 신앙하는 데에도 지성이 필요하다고 한다. 무지한 신앙이 아니라 지성적인 신앙을 바라신다”고 했다.
조 목사는 40편의 설교 중 가장 소개시켜 주고 싶은 것으로, 구원론을 다룬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예수의 죽음(벧전 3:18~19)’을 꼽았다. 그는 “예를 들어 ‘주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신 후 3일간 어디 계셨느냐’ 하는 물음에 난 ‘지옥(음부)에 갔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시고 부활하시기 전까지, 그 영혼이 3일간 지옥에 계셨다. 전통적으로 초대교회에서부터 이를 고백해 왔는데, 한국 개신교에서는 이를 빼는 대신 각주를 달았다. 이는 교리 자체를 깊이 성찰한 결과라기보다는, 교인들의 심정과 정서를 배려한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종말론과 관련해 조 목사는 “저는 종말에 관심이 많다. 오늘날 우리는 위기의식과 긴장감이 없다. 기독교 신앙의 특징은 종말론적인 것인데, 오늘날은 ‘때’에 대한 의식이 결여되어 있다. 이것이 한계이고 약점이다. 기독교는 초대교회 때부터 종말론적 신앙을 갖고 있었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예수님이 다시 오지 않으신다고 해도, 그만큼 위기의식을 갖고 신앙생활을 하라는 뜻이다. 예수님이 가르치신 산상수훈도 종말론적인 윤리를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책의 편집을 맡은 넥서스크로스의 김혜전 팀장은 “과거에는 이성과 비판이 허용되지 않고 맹목적으로 믿어야 한다는 주장이 ‘교리적 감옥’과 같이 느껴졌다면, 현재에는 교리에 대해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알려 주는 울타리’라는 인식도 없는 듯하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고 무엇을 원하시는지도 모르면서 하나님을 믿는다고 한다. 믿음이 삶과 아무 관계가 없는 까닭”이라면서 “우리의 삶으로 세상에 하나님을 보여 주기 위해, 그분을 알려 하는 노력을 멈추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자 조성노 목사는
독일 본대학교와 뮌헨대학교 신학부에서 현대신학과 역사해석학을 공부했다. 그 후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현대신학과 조직신학을 가르쳤고, 현대신학연구소에서 민족신학을 주창했으며, 현재 분당에서 1995년 개척한 푸른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약성서의 신빙성>, <프락시스>, <복음과 문화>, <현대신학개관>, <최근신학개관>, <역사의 종말>, <정치신학·정치윤리>, <사자가 포효할 때> 등 다수가 있다.
강혜진 기자 | 201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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