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아이디어를 다 짜내 깜짝쇼를 벌였는데 상대가 시큰둥하다면 꽤 맥이 빠질 거다.
기대했던 게 뭔가. 깜짝쇼를 벌이는 목적은 상대에게 기쁨을 주려는 것이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그 일을 벌이는 자신이 기쁨을 맛보려는 것이다.
준비하면서도 상대방이 놀라 좋아하는 모습을 여러 번 그려볼 거다. 눈물이라도 보이면 대박이다. 깜짝쇼의 당사자보다 더한 기쁨, 남을 기쁘게 할 때 얻는 특별한 감동이 있어서다.
젊었을 적 대형 음악당에서 외국 연주단체의 공연 기획을 맡아 일했다. 공연 하나가 무대에 오르기까지 2년여의 준비기간이 필요하고 거기에 쏟아 붓는 수고와 마음 씀에다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막중하다. 하지만, 공연 당일 관객들이 기립 박수하며 환호하는 모습만으로 그간 쌓였던 피로가 다 가신다. 남을 기쁘게 하는 일에는 그런 신비스런 힘이 있다.
삶 속에 수많은 기뻐할 일들이 있지만 남을 기쁘게 해주는 일만큼 기쁜 일은 없다. 흔히 인간의 본성을 이기적이라 말하는데 그건 남을 자기만큼 위하기가 어렵다는 뜻이고, 남을 기쁘고 행복하게 해주는 일일 때는 그 이기적인 본성이 누그러지게 마련이다. 거기 진짜 기쁨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신앙인들에게 '이웃 사랑'은 가장 큰 계명이다. 하지만, 계명을 지켜야 하는 의무가 아니라 이웃에게 사랑의 깜짝쇼를 보여주려는 동기에서라면 오히려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말씀을 그런 뜻으로 풀어본다면, 자기가 기쁘기 원하는 대로 먼저 남을 기쁘게 하면 내게도 기쁨이 주어질 것이란 뜻이 된다. 이웃이 사랑의 기쁨을 맛보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면 어렵지 않을 일이다. 선행은 희생이다. 그래서 어렵다.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의 선행을 통해 사람들이 위로 받고 즐거워하고 행복해 할 그 일에 초점을 맞출 때 남을 위해 기꺼이 희생할 용기가 솟아난다. 하나님의 일이라 할 모든 사역들이 희생의 요소를 가지지만 결국 그 사역 안에 주님께서 주시는 기쁨과 위로가 있다. 거기서 새 힘을 얻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되 초점을 우리에게 맞추셨다. 하나님의 지위와 권위, 그 영광마저 버리신 놀라운 사랑으로 인해 우리가 감동하고 기뻐한다. 그리고는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하나님의 마음, 그 소원을 짧게 요약한다면, "주님께서 우리를 기쁘게 하셨듯 우리도 남을 기쁘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남을 기쁘게 하는 일의 가장 높은 차원이 있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나님께서 기뻐하실까. 하나님을 경외함, 하나님께 순종함, 하나님과 동행함, 그보다 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일은 없다. 사람을 기쁘게 하기만 해도 감동인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땐 얼마나 큰 감동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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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호 목사 / USC찬양선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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