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01(수) -왜 봄을 기다렸는가?- (2527) |
도연명이 사계절을 두고 이렇게 읊었습니다.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 夏雲多奇峰(하운다기봉) 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 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 어려서 누구나가 배우던 한시(漢詩)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말로 옮긴다면, 봄비 내려 사방 연못 물이 가득코 여름 구름 뭉게뭉게 기이하고나 가을 달 높이 떠서 휘황찬란코 겨울 등성 눈 속에 빼어난 외솔 춘하추동을 두고 한 권의 책을 쓸 수도 있는데 천재 시인 도연명은 한자 20자로 간결하게 사계절을 요약하였습니다. 겨우내 가물었다가 봄이 되면 봄비를 기다리게 됩니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요새 비가 안 온다고 걱정이 태산 같은데, 비가 안 오면 산불도 걱정이지만 농사지을 일도 염려가 됩니다. 개나리도 진달래도 피었습니다. 남쪽 나라에는 벚꽃이 만발하였다고 들었습니다. 이 좋은 계절에 제발 서로 싸우지 말고 서로 사랑을 힘쓰기를 바랍니다. 정치하는 사람들, 좀 웃으면서 정치하세요. 왜 그렇게 얼굴을 찡그리고 여‧야가 서로 노려봅니까. 따지고 보면 서로가 원수가 아니고 동지인데, 무엇인가를 잘못 알고 있는 것 아닙니까? 나라가 망하면 여‧야도 없고 정치도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한 집안의 아버지, 어머니들, 좀 웃으면서 아이들을 대하세요. 오늘은 말을 잘 안 듣지만 머지않아 효자가 될 겁니다. 학교 선생님들, 그 말썽꾸러기들이 장차 뭐가 될지 모르는 것이니 사랑으로 대하세요. 직장의 상사들, 부하 직원들에게 좀 더 친절하게 하세요. 그러면 회사가 더 잘 될 겁니다. 봄이 왔으니 다들 새롭게 시작합시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
🌶 고 추 장 🌶 고추장에 관해서 특별한 체험이 있다. 뜻하지 않게 갈비뼈가 부러져 응급실에 실려갔을 때의 일이다. 한개도 아니고 열개씩이나 골절되어 꼼짝달싹을 못하고 아편으로 통증을 겨우 견디고 있었다. 그런데 혈압이 올라가고 혈당이 올라가 혼수지경에 이르니 보통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내도 어떻해서든지 날 살려보려고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해왔지만 모두가 헛수고일 뿐이었다. 나 또한 집사람을 혼자 살게 만들면 천벌을 받겠기에 열심히 음식을 먹으려 애를 썼지만 구역질만 더 할 뿐이었다. 여행다닐 때 고추장 단지를 꾀차고 다니며 햄버거에 발라먹던 생각이 나서 고추장을 가져다달라고 부탁했다. 고추장을 죽에 넣어 먹으니 신통하게 잘 넘어가는데 그 맛 또한 기가막혀 부글거리는 뱃속까지 편안해졌다. 덕분에 문병오는 사람마다 고추장 단지를 가져오는 바람에 고추장 벼락을 맞을 지경이 되었다. 그 후로는 고추장 단지가 내 식탁에 주인이 되었다. 고추장에 무슨 성분이 들어 있고 무슨 작용을 하는지는 몰라도 신통하기 짝이 없었다. 소태 같던 입맛이 꿀맛이요, 구역질도 잠잠해지고 느글거리던 뱃속까지 고분고분 고추장말을 잘 들으니 과연 고추장의 위력이 대단하다. 내 미국 친구들이 겨울만 되면 단골처럼 감기로 골골대고 있을 때 나는 감기가 뭔지도 모르고 지내고 있다. 그들이 날보고 너는 어떻게 감기 한 번 안걸리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내가 건강한 것은 김치 파워야. 너희들도 김치를 먹어라." 하고 자랑을 했는데 이제는 고추장의 효능이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어린 아기를 달랠 때 호랑이 나온다 하면 뚝 그치고, 순사 온다 하면 뚝 그치듯이 뱃속이 앙탈을 부리면 고추장 먹는다 하면 조용해 질 것 같다. 고추는 남미와 아프리카가 원산지란다. 고추의 매운 맛은 알카로이드의 일종인 캡사이신 때문이란다. 이 캡사이신이 자극을 주어 발효작용을 해서 감기 열을 내리기도 하고 위도 자극해서 위액 분비를 촉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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