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망의 종말 중학교 시절 뜻하지 않은 사고로 실명한 후, 이어 모친과 누나를 잃고 맹인 고아가 되었던 강영우 박사께서 마지막으로 “내 눈에는 희망만 보였다.” 라는 책을 내 놓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두 눈이 안 보이게 된 상황에서, 부모님과 누나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장애에 대한 편견을 고스란히 피부로 느낀 채 멸시와 천대를 받으며 살아야 했다고 합니다. 병신이라는 소리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야 했고, 나를 보고는 아침부터 재수가 없다며 소금을 쏟아붓는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자신이 직접 시각장애인으로 살아야만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어머니는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한 채 결국 뇌졸중으로 얼마 후 세상을 떠나셨답니다. 졸지에 가장이 된 큰누나는 학업을 포기하고 평화시장 봉제공으로 취직해 밤낮없이 2년을 일만 하다가 어머니를 따라 하나님 곁으로 가 버렸답니다. 누나가 떠나던 그날, 그는 어린 두 동생을 끌어안고 울고 또 울었답니다. ‘세상에 이런 가혹한 형벌이 또 있을까? 내가 무슨 죄를 그렇게 크게 지었다고 이런 벌을 내리시는 건지 하나님이 원망스럽기만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원망은 그의 인생을 삼키지 못했고, 암도 그의 원망을 삼키지 못했답니다. 그는 죽음을 앞에 놓고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축복으로 저는 참으로 복되고 감사한 한평생을 살아왔습니다. 저의 실명을 통해 하나님은 제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역사들을 이루어 내셨습니다. 두 눈을 잃고, 저는 한평생을 살면서 너무나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이제 하나님의 축복으로 이렇게 하나둘 주변을 정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작별 인사할 시간도 허락받았습니다.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점,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으로 인해 저의 삶이 더욱 사랑으로